사회 사회일반

'安바람'에 놀란 朴, 대권행보 빨라진다

"지금처럼 소극적 대응으론 힘들다" 판단<br>친박계 "서울시장 보선 움직여야" 목소리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며 향후 대권행보와 '안철수 신드롬'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대근기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행보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그간의 '잠행'을 접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쪽으로 방향을 튼 듯하다. 촉발제는 '안철수 돌풍'이다. '박근혜 대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탓이다. 박 전 대표 자신도 안철수 돌풍이 신경 쓰이는 눈치다. 그는 7일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상황을 우리 정치가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신드롬이 여의도의 기성 정치권을 강타한 데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변한 것. 그만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에 따른 정치역학구도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ㆍ대선에서의 역할론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예기치 못하게 안철수 변수가 등장하자 이전과 같은 소극적인 대응이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박 대표 대세론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철수 돌풍은) 민심폭발이며 박근혜 대세론에도 빨간 불이 켜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원장이 대선주자로) 나올 것으로 본다.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해도 가만두지 않는다"며 "안철수 이미지가 단기간에 깨질 것으로 보지 않으며 총선ㆍ대선으로 가면 열풍이 더 분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친박계는 겉으로는 안철수 변수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이한구 의원은 "(안 원장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정치권에 들어오려면 안 원장도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서울시장 보선을 지원한다든지) 돕는 건 돕는 거지 빨라야 할 이유가 뭐가 있나. 박 전 대표는 성격이 호들갑 떨고 그런 거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친박계의 한 의원은 "선거에 지든 이기든 상관없이 이제부터 움직여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안철수 원장 등장 이후 상황이 녹록지 않게 돌아가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선거에서 돕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안철수 돌풍을 계기로 삼아 조기 캠프 구성을 통한 전략수립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박 전 대표가 느긋할 수 없다는 사실이 나타난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일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안 원장이 박 전 대표를 근소하게 앞섰다. 안 원장이 43.2%의 지지율을 기록해 박 전 대표(40.6%)보다 2.6% 포인트 높게 나타난 것.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가 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철수 변수 이전에 박 전 대표가 안정적인 30%대의 지지율로 줄곧 1위 자리를 지켜왔던 것을 감안하면 '중대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게 적극적인 행보의 신호탄이며 안철수 돌풍이 이런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9월 정기국회부터 정책행보를 통해 대권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친박계의 예고가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셈이다. 박 전 대표는 1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직접 기고한 '새로운 한반도를 향하여'에 대해 설명하겠다며 간담회를 자청했다. 평소 침묵하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짧게 답하던 것과 달리 이날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대북구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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