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신용불량자에 따뜻한 배려를"

한마음금융 상담수기 최우수작 수상 지경구씨

한마음금융 상담수기 최우수작 수상 지경구씨

“신용불량자는 신체가 멀쩡하지만 사회적 제약을 받는 장애인과 다를 게 없습니다. 신용불량자도 사회구성원인 만큼 약자에 대한 따뜻한 배려를 주었으면 합니다.” 신용불량자 구제기관인 한마음금융에서 여섯달 가까이 콜센터 근무를 한 지경구(25)씨는 많은 신불자들과 통화하면서 방만하게 살아온 사람보다 병원비와 약값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빚이 늘어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며 사회적 온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인 한 아주머니와 전화상담한 내용을 글로 풀어 한마음금융이 주최한 상담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처음에 아주머니의 전화를 받았을 때 장애인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전화를 받는 말이 더듬거리고 말투가 어눌했어요.” 그는 당시 다른 사람보다 더 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고 소회했다. “사연인즉 아주머니는 남편 없이 딸아이와 둘이 열심히 살았지만 IMF 위기로 사업이 어려워지고 그 충격으로 뇌졸중을 일으켜 반신마비가 됐어요. 퇴원해 보니 남은 것은 엄청나게 불어난 빚과 신용불량자라는 낙인뿐이었다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내 일인 양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씨는 아주머니의 긴 이야기를 듣던 중 손이 아파 여러 번 수화기를 떨어뜨렸다고 한다. 그러나 빚을 갚아 경제적으로라도 정상인으로 돌아가겠다는 아주머니의 의지에 최대한 돕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고 지씨는 말했다. “당시만 해도 대부 제외 채권(한마음에서 대신 변제해주지 못하는 채권)이 상당수 있어서 한마음금융의 신불자 구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분도 꽤 많았습니다. 이 분도 혹시 구제가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신용조회를 하는 순간 마음을 졸였습니다. ‘대부 가능’ 결과에 제 일처럼 기쁘더군요.” 지씨는 상담을 하다 보면 신불자의 상당수가 장애인이나 생활보호대상자 등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명품을 사느라 카드를 무리하게 쓴 사람들은 정말 소수였고 병원비ㆍ약값 때문에 카드빚이 늘어난 사람들이 더 많았다. 경제적인 도움도 필요하겠지만 먼저 따뜻한 시선이 그분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도 어려운 이웃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 묻어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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