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신용도가 떨어지는 ‘준한계기업’들에까지 높은 금리를 받아가며 대출경쟁을 벌이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가 2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대출경쟁이 일어나면 금리가 떨어져야 정상인데 상태가 좋지 않은 기업들에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왜곡된 현상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대출금리 격차는 6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5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을 보면 지난달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분 기준)는 연 6.12%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04년 2월의 연 6.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중소기업 대출 문턱이 높아져 대출금리가 올라간 것이 아니라 마땅한 자금운용처를 찾지 못한 시중은행들이 대출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신용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에까지 높은 금리로 대출을 단행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중기 대출금리가 올라간 반면에 대기업 대출금리는 연 5.32%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대출금리 격차는 0.80%포인트로 한은이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중소기업에 대한 왜곡된 대출 현상은 가계에까지 이어졌다. 가계에 대한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달 연 6.02%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올라가 2004년 3월의 연 6.14% 이후 2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5.41%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해 넉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그러나 6월 들어서는 감독당국의 규제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