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지갑 여는 중산층] 전통시장으로 온기 확산 안되면 실적개선 '반짝 효과' 그칠 수도

백화점 등 "특수 이어가자"… 특가전·사은 행사 잇따라


추석 경기가 기대 이상 활기를 띠면서 추석 이후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추석 직후부터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각종 판촉 및 할인 행사에 나서 소비 심리를 우상향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 추석 상품권 판매액은 전년 추석 대비 12.5%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같은 기간 상품권 판매가 19.3% 증가했고 신세계백화점도 두자릿수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 상품권 판매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상외의 증가세다. 업계에서는 올 추석 대목에 팔린 백화점 상품권 규모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백화점 상품권은 백화점과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면세점·음식점·주유소·호텔 등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어 중산층의 소비 심리를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된다. 사실상 현금과 다름없어 선물로 주고받은 백화점 상품권이 많을수록 소비 진작 효과도 높아진다. 올 추석에 백화점 상품권이 많이 팔렸다는 것은 그만큼 중산층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라는 게 유통 업계의 해석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명절에 상품권이 많이 판매된 것은 다시 상품권이 시중에 풀리면서 백화점 실적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구매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덤으로 증정하는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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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업계는 중산층을 주축으로 살아난 소비 심리를 이어가기 위해 추석이 끝나자마자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한다. 추석 특수를 자연스럽게 가을 특가전과 연계해 연말까지 고객의 발길을 붙들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21일까지 '프리미엄 사은품 증정행사'를 열어 선착순 3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고급 쇼핑백을 증정하고 60만원 이상 구매시 커피 메이커를 지급한다. 사은품 증정과 별도로 가전·가구·명품·시계·모피 등을 100만원 이상 사면 구매금액별로 5%에 해당하는 상품권도 추가로 준다.

현대백화점도 21일까지 사은품 행사를 열고 3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는 친환경 머그잔을, 60만원 이상에게는 디자이너 카람 라시드가 제작한 접시를 증정한다. 100만원 이상 구매하면 인기 패션모델 미란다 커가 디자인에 참여한 커피잔 세트를 제공하고 사은품을 원하지 않으면 상품권으로 대체해준다. 신세계백화점도 12일부터 18일까지 신세계카드로 패션 상품을 200만원 이상 구입하면 구매금액의 5%를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석 특수가 불러온 '낙수 효과'가 전통시장과 편의점 등 유통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자마자 바로 추석을 맞으면서 일시적으로 소비 진작 효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다 유독 백화점의 성장세가 높아 반짝 현상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유통가의 9월 실적이 공개되는 다음달에야 전체적으로 소비 심리가 부활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석을 기점으로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업계에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각종 특가전을 열고 명절 대목을 만나도 실적에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 비춰보면 확실히 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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