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상파고 거세진다/美 고율관세 부과 의도는] 하이닉스 눌러 마이크론 구하기

미국이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해 예상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은 3년째 불황에 허덕이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이라크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국제 사회가 분열된 가운데 미국이 견해를 달리하는 나라에 통상 보복을 가해 국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마이크론은 상무부의 조치에 즉각 “불법 보조금에 대한 절절한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며 환영 논평을 냈다. 하지만 미 상무부의 조치는 일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보복 조치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 2001년에도 미국 정부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제소를 받아들여 하이닉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조금을 문제 삼았다가 곧바로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인수 협상을 시작하면서 통상 압력을 거두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에 하이닉스 이사회가 마이크론의 무리한 인수조건에 반발, 인수 협상이 무산된 후 마이크론이 또다시 보조금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손에 통상 압력의 칼을 들고, 다른 한쪽에선 저가 매수의 손을 내밀다가 그게 어려워지자 또 칼을 들이댄 것이다. 미국 반도체 전문가들은 “하이닉스는 퇴출되거나 다른 회사에 인수됐어야 할 기업”이라며 마이크론의 편에 섰다. 미 상무부가 하이닉스의 보조금을 불법이라고 규정한 것도 자국 기업에 대한 조치와 형평성에서 어긋나고 있다. 미국은 2001년에 항공산업에 대해 대규모 구제금융을 주었고, 올해도 수십억 달러의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가 철강산업에 대한 관세부과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로 철폐를 요구했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국내철강업체의 수익 보전을 위해 WTO의 요구를 무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한편 마이크론 주가는 1일 상무부의 발표에도 불구, 뉴욕증시에서 11센트(1.35%) 하락했다. 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수출이 막히고, 앞으로 유럽에서도 관세가 부과될 경우 물량을 현물시장에 덤핑 판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마이크론 주가를 끌어내렸다. 마이크론 주가는 현재 주당 8 달러대로, 지난해 주당 35 달러에 하이닉스 주식을 교환하자고 제시했을때보다 27 달러나 폭락했다. 당시에 한국 채권은행이 하이닉스 매각 대금으로 마이크론 주식을 건네 받아 팔지 않았다면 34억 달러 거래에서 장부상 25억 달러 이상 손해를 보게 된다. 마이크론은 이 거액의 상대적 이익을 놓친 것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마이크론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는 마이크론의 예상 수익을 하향조정했고, 워쵸비아 증권도 2ㆍ4분기 마이크론의 매출 예상을 7억7,000만 달러에서 7억3,000만 달러로 낮추고, 손실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퍼스트 올바니도 마이크론의 손실 증대를 우려했다. 따라서 이번 미국의 조치는 적자 규모가 커지는 마이크론을 살리기 위해 하이닉스를 시장에서 밀어내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독일의 인피니온 등 3사 체제로 구축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하이닉스 관세 – 미국에서)-뉴욕증시 5일만에 반등세 미국이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해 예상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한 것은 3년째 불황에 허덕이는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이라크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국제 사회가 분열된 가운데 미국이 견해를 달리하는 나라에 통상 보복을 가해 국제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마이크론은 상무부의 조치에 즉각 “불법 보조금에 대한 절절한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며 환영 논평을 냈다. 하지만 미 상무부의 조치는 일관성이 없다는 점에서 보복 조치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 2001년에도 미국 정부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제소를 받아들여 하이닉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보조금을 문제 삼았다가 곧바로 마이크론이 하이닉스 인수 협상을 시작하면서 통상 압력을 거두었다. 그러나 지난해 4월에 하이닉스 이사회가 마이크론의 무리한 인수조건에 반발, 인수 협상이 무산된 후 마이크론이 또다시 보조금 문제를 제기했고, 미국 정부가 자국 업체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손에 통상 압력의 칼을 들고, 다른 한쪽에선 저가 매수의 손을 내밀다가 그게 어려워지자 또 칼을 들이댄 것이다. 미국 반도체 전문가들은 “하이닉스는 퇴출되거나 다른 회사에 인수됐어야 할 기업”이라며 마이크론의 편에 섰다. 미 상무부가 하이닉스의 보조금을 불법이라고 규정한 것도 자국 기업에 대한 조치와 형평성에서 어긋나고 있다. 미국은 2001년에 항공산업에 대해 대규모 구제금융을 주었고, 올해도 수십억 달러의 2차 구제금융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가 철강산업에 대한 관세부과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조치로 철폐를 요구했지만,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국내철강업체의 수익 보전을 위해 WTO의 요구를 무시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한편 마이크론 주가는 1일 상무부의 발표에도 불구, 뉴욕증시에서 11센트(1.35%) 하락했다. 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수출이 막히고, 앞으로 유럽에서도 관세가 부과될 경우 물량을 현물시장에 덤핑 판매,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마이크론 주가를 끌어내렸다. 마이크론 주가는 현재 주당 8 달러대로, 지난해 주당 35 달러에 하이닉스 주식을 교환하자고 제시했을때보다 27 달러나 폭락했다. 당시에 한국 채권은행이 하이닉스 매각 대금으로 마이크론 주식을 건네 받아 팔지 않았다면 34억 달러 거래에서 장부상 25억 달러 이상 손해를 보게 된다. 마이크론은 이 거액의 상대적 이익을 놓친 것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마이크론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많이 제기되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는 마이크론의 예상 수익을 하향조정했고, 워쵸비아 증권도 2ㆍ4분기 마이크론의 매출 예상을 7억7,000만 달러에서 7억3,000만 달러로 낮추고, 손실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퍼스트 올바니도 마이크론의 손실 증대를 우려했다. 따라서 이번 미국의 조치는 적자 규모가 커지는 마이크론을 살리기 위해 하이닉스를 시장에서 밀어내려는 의도가 다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독일의 인피니온 등 3사 체제로 구축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inkim@sed.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