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의 해외 먹거리 찾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대규모 직접 투자보다 시장 성공 가능성을 탐색하는 간접적 방식으로 글로벌사업 기조를 바꾸는 추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과거 미국과 중국 등에서의 실패를 교훈삼아 창업 인큐베이팅 전략을 구사 중이며, LG유플러스는 직접 수출보다 롱텀에볼루션(LTE)기술 지원과 투자에 나서고 있다. KT는 황창규 회장이 부임하면서 다각도로 추진됐던 해외사업의 옥석가리기가 한창이다.
◇LG유플러스, 차근차근=LG유플러스의 글로벌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5일 국내에서 축적한 LTE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에 서비스 경험을 전수하는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대만 이동통신사 TSCC에 LTE 기술력을 전수한다고 밝혔다. LTE 전략부터 네트워크, 서비스, IT 인프라, 단말기, 마케팅·영업 부문에 관한 노하우까지 종합 전수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가지고 있는 LTE 노하우를 해외 업체에 컨설팅하는 방식으로 해외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성과가 쌓이면 직접적인 투자와 수출도 가능한 시기가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와신상담=SK텔레콤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스타트업(신생벤처) 인큐베이팅 센터 '이노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현지법인 SKTA를 통해 세운 센터의 입주 업체에게는 100만 달러 상당의 자본금과 사무실 등을 제공한다. 특히 이노파트너스는 벤처 업계의 투자 모델을 바꾸는 동시에 혁신 기술을 발굴해 현지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MWC2014에서 "해외 사업은 현지의 주요한 기업을 파트너로 만나 필요할 경우 전략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특히 SK텔레콤의 이같은 행보는 과거 해외시장 진출 실패 경험이 토대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2006년 미국에 설립한 회사는 실적 부진으로 사업을 접었고, 수 차례의 투자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중국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의 시도도 성과가 미미하다.
◇KT, 옥석가리자=KT는 이 전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아프리카 사업 등 글로벌 사업의 기조를 수정 중이다. 우선 LTE 망 구축의 르완다 사업은 계속 추진하되 튀니지텔레콤 지분 인수는 포기했다. 글로벌 시장 개척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대규모 자본 투입 사업은 재조정한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앞으로의 글로벌 사업은 무리한 투자보다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정보기술(IT)분야 역량을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르완다와 같은 아프리카 신흥 국가와 폴란드 등 동유럽 등에서의 통신기술 노하우 전수를 내용으로 하는 사업은 가속도가 붙을 전망된다. 또 황 회장이 조만간 발표할 신경영 전략에도 이러한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통사들은 통신이 규제사업이다 보니 해외사업자로서 경쟁력을 갖기가 쉽지 않고, 대규모 자금을 동원하는 사업의 성공 확률도 낮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LTE와 같은 기술 바탕의 컨설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