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인해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급증하면서 경매시장이 외환위기 시절 호황을 다시 누리고 있다.
올들어 5월말 현재 경매시장 규모는 5조원(낙찰가 기준)을 넘어 경매시장 최대 호황기였던 지난 2001년 수준을 회복했고, 이 기간 응찰자는 26만 명을 넘었다. 지난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2.7%로 예상보다 저조했고, 올 하반기 경기회복 속도 또한 더딜 것으로 점쳐지면서 경매시장의 팽창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경매시장 IMF 시절 규모 회복=15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5월 전국 경매시장의 총 낙찰가는 5조7,09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4조2,787억원보다 33.4%(1조4,311억원) 증가했다. 경매시장 총 낙찰가 규모(모두 1~5월)는 ▦2001년 5조3,18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2년 4조76억원 ▦2003년 3조3,246억원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다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2004년 4조2,787억원 ▦2005년 5조7,098억원으로 커졌다.
경기흐름과 반비례해 ‘V자 곡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0년과 2001년이 IMF시기를 겪으며 경매물건들이 엄청나게 쏟아졌던 시기였음을 감안하면 최근 경기가 얼마나 나빠졌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장에 나오는 경매물건이 많아지면서 경매 진행건수는 올 들어서 5월까지 19만6,107건을 기록, 20만 건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 2003년 같은 기간(10만4,479건)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가운데 낙찰된 경매물건은 6만5,623건으로 지난 2001년 동기 5만9,669건을 훌쩍 넘어섰고, 2003년 1~5월(3만4,520건)의 2배에 육박했다.
◇응찰자 급증, 토지 및 개발 호재지역 관심 집중=경매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경매시장에 참가하는 투자자도 많아졌다. 지난 1~5월 총 응찰자는 26만5,604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만 명이나 늘었다. 입찰경쟁률도 4.05대 1로 경매물건 당 평균 4명 이상의 응찰자가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낙찰가율 또한 높아졌다.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도 물건별, 지역별로 다양해졌다. IMF시기에는 주거용 물건이 주 관심사였던 반면 최근에는 토지 물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역 또한 서울ㆍ수도권을 벗어나 판교, 용인, 충청권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이 뚜렷해졌다.
박갑현 지지옥션 컨설턴트는 “IMF시기와 현재 경매시장은 분위기가 비슷하지만, 투자자가 많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낙찰가율 또한 많이 올랐다”며 “또한 정부가 발표하는 개발뉴스에 따라 경매시장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IMF 때와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