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젠 지속가능경영이다] ⑤ 투명해야 산다

분식회계로 몰락 '엔론' 교훈삼아야<br>"투명경영, 선택아닌 필수" 인식 급속 확산<br>포스코등 경영정보 공개ㆍ사이버감가 확대<br>내부고발 강화ㆍCEO 실천의지가 성패좌우

[이젠 지속가능경영이다] ⑤ 투명해야 산다 분식회계로 몰락 '엔론' 교훈삼아야"투명경영, 선택아닌 필수" 인식 급속 확산포스코등 경영정보 공개ㆍ사이버감가 확대내부고발 강화ㆍCEO 실천의지가 성패좌우 • '사회책임 투자' 선진국 중심 확산 • [이젠 지속가능경영이다] ① • [이젠 지속가능경영이다] ② • [이젠 지속가능경영이다] ③ • [이젠 지속가능경영이다] ④ 기업경영에서 투명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됐다. 이구택(오른쪽) 포스코 회장이 지난 1월 개최된 국제IR(투자설명회)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투명경영과 지속가능경영의 실천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최강의 제약회사로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미국의 존슨앤존스는 1982년 회사의 존망을 다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자사의 제품인 타이레놀에 독극물이 투입돼 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터진 것. 존슨앤존스측 잘못은 아니었지만 전세계적으로 불매운동이 물결을 이뤘고, 회사는 당장 문을 닫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들었다. 경영진은 모든 것을 공개하고, 회사의 운명을 소비자들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즉각 타이레놀의 제조과정을 언론을 통해 밝히고, 2억4,000만달러의 비용을 들여 3,100만병을 모두 수거해 폐기했다. 그 결과 타이레놀이 재출시된 뒤 존슨앤존슨의 윤리를 믿은 소비자들이 폭발적인 호응을 보이면서 타이레놀은 옛 명성을 되찾았다. ‘투명한 대응’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그러나 투명하지 못한 경영으로 몰락한 기업들도 있다. 엔론ㆍ월드컴 등은 분식회계도 잘못이었지만, 경영진들이 잘못(분식회계)을 알고도 모른체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됐다. 21세기 기업은 투명해야 산다. 지속가능경영의 3대 구성요건 중 하나인 경제적 지속가능성의 핵심은 바로 경영의 투명성이다. ◇투명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기업에게 시장의 신뢰는 생명이다. 신뢰받는 기업은 자금조달 규모와 자본시장 접근 가능성 등에서 차별적 우위를 누릴 수 있지만, 시장의 신뢰를 상실하면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파산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미국의 거대 에너지 기업인 엔론사는 2001년 3ㆍ4분기 저조한 실적발표 이후 2001년 12월 두 달만에 파산했다. 많은 기업들이 연례보고서를 발표하고, 공정공시활동을 하는 등 회계적 투명성을 높이려 힘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명경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들이 지켜야 할 필수 요소?됐다. 최근 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로부터 지배구조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포스코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 기업으로 투명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외 투자자 홍보를 위해 적극적인 IR활동을 하는 한편 ▦홈페이지에 경영전반과 지배구조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투자자 중심의 활동을 전개하고 ▦월별 손익정보와 예측정보를 공시는 물론, 공시의무 있는 주요 안건에 대한 개별이사의 찬반여부를 공시함으로써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제도, 감사위원회, 경영실적 공시 등 법 준수는 물론, ‘임직원 윤리강령’과 ‘구매 윤리헌장’을 제정해 투명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는 비상장사이지만, 주요 경영상의 의사 결정 및 경영성과에 대해 상장기업 수준의 공시를 실행하고 있다. 또 합작기업인 관계로 국내 회계기준을 넘어서 국제적인 회계기준에 맞는 재무제표를 작성, 공표하고 있다. ◇내부신고는 투명경영 파수꾼= 투명경영의 유지ㆍ정착이 쉬운 문제는 아니다. 이를 지켜나갈 파수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내부신고의 제도화와 감가기구의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LG그룹은 현재 ㈜LG에서 강력한 내부고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구조조정본부가 갖고 있던 계열사 감사권이 없어져 이를 대신할 강력한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현재 내부 고발자의 신원을 비밀로 하고 포상까지 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현대자동차도 사이버감사실을 운영하고 ‘협력업체 소리함’ 제도를 통해 각종 비리신고도 받고 있다. 포스코는 인터넷으로 사이버감사실에 들어가 ID와 비밀번호를 부여받기?하면 누구나 금품수수, 향응 뇌물수수비리를 신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다. 외부업체와의 수주계약이 많은 업무특성상 외부인사들의 비리 제보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또 감사기구를 활성화, ▦12회에 걸친 감사위원회 개최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감시 역할 수행하도록 하고 ▦감사활동의 독립성을 위해 감사위원회 위원은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철저한 감사로 ‘이사회 내 위원회’라는 별칭을 얻은 감사위원회를 2000년에 설립, 감사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감사위원회는 업무감사권, 영업보고 요구권 및 업무재산 조사권, 이사보고의 수령권,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 청구권, 주주총회 소집청구권 등의 포괄적인 권한을 행사하면서 기업의 투명성을 관리하고 있다. ◇투명경영 열쇠는 'CEO의 실천의지'= 최근 경제인연합회는 지속가능경영과 관련해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한 네 가지 길’을 제시했다. 먼저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영투명성에 대한 책임 강화다. CEO가 기업의 재무상태와 회계관행 전반에 관한 궁극적인 책임을 지고 투명한 기업공시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업내부에서 경영진의 행위를 감시할 수 있는 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투명경영을 위해 감사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며 감사업무가 실질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 이밖에 ▦회계ㆍ자금과 관련된 부정ㆍ비리ㆍ범죄에 대한 법적 장치를 강화 ▦회계 및 자금의 투명성이 결여된 기업에 대한 시장압력 제도화 등을 투명경영 정착방안으로 제시했다. 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글로벌 시대의 기업은 투명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경영자의 경영투명성 실천의지”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4-06-21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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