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제팀에 듣는다]1. 신국환 산자부장관2. 최선정 보건복지부장관3. 한갑수 농림부장관"쌀 완전개방 않고 자급 최선다할것"
[새경제팀에 듣는다] 3. 한갑수 농림부장관
『아무리 개방화시대라 하더라도 우리의 주식인 쌀만큼은 꼭 자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98년 아시아 외환위기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인도네시아는 쌀부족이 바로 정치·사회적인 혼란으로 이어진 반면 우리는 쌀의 풍작으로 정치·사회안정은 물론 경제회복에도 기여한 점을 보더라도 식량이 국가안정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습니다』
70년대 농림부 농정국장을 지낸후 환경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가스공사 사장 등을 거쳐 8·7개각에서 다시 우리 농업의 선장으로 복귀한 한갑수(韓甲洙) 농림부장관은 농정의 기본방향과 관련해 주곡의 자급을 강조했다.
韓장관은 「쌀이 부족하면 외국에서 사오면 되지 않느냐」는 일부 주장에 대해 위험천만의 발상이라고 일축한다.
우리 입맛에 맞는 자포니카 계통의 쌀은 한해 국내 소요량이 500만톤인 반면 세계 교역량은 200만톤에 불과해 수급여건이 조금만 변해도 국제가격이 급변하기 때문에 기초식량을 외국에 의존한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韓장관은 『뉴라운드 협상에서도 쌀의 완전개방보다는 지금처럼 일정량만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군다나 앞으로 남북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주곡의 자급문제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게 韓장관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농림부는 내년부터 논농업에 대한 직접지불제를 도입해 적정수준의 농가소득이 보전되도록 하고 재해나 수급불안에 따른 소득불안을 줄이기 위해 농업재해보험제도의 도입 등 「소득안전망」을 확고히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과천 정부청사에서 韓장관을 만나 농정에 관한 구상을 들어보았다.
-최근 한·중 마늘분쟁과 쇠고기 구분판매제 등과 관련해 농림부가 농민의 이익만을 대변하다보니 국가 전체 이익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경제적 강자 논리로만 보면 농업이 하찮은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이 아니라 「IMT-2억」이 되더라도 농업은 존재해야 합니다. 농민의 이익을 앞세워 무조건 반대만은 하지 않을 것이지만 전반적인 개방정책과의 조화를 찾는 것이 관건입니다.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농업분야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우리 농업의 경쟁력 강화할 방안이 있습니까.
▲일단은 농업인의 창의성과 경영능력을 키우고 새로운 기술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또한 친환경 농업으로 품질을 고급화하고 생산과 유통시스템을 효율화해 농업인이 수지맞는 농사를 짓도록 해 줌으로써 개방시대에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요즘들어 농산물가격이 떨어져 있는데다 농가부채로 인해 농민들의 위기감이 고조돼 있습니다. 농가부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이십니까.
▲현재 농가의 22%는 빚이 전혀 없고 200만원이하의 부채를 갖고 있는 농가도 약 15만가구에 달해 전체 농가의 33%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3,000만원이상의 고액부채를 갖고 있는 21%정도가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부채규모에 따라 여러 계층으로 나누어 접근해야 된다고 봅니다. 고액부채를 갖고 있는 농가나 농업경영체에 대해서는 회생지원 프로그램을 상설화하는 등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대책을 검토하겠습니다. 부채나 지급보증의 완전탕감은 형평성을 감안해서도 옳지 않습니다.
이 보다는 농민들이 부채를 갚을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논농업 직불제나 농작물재해보험제 도입, 유통개혁, 과채류 가격안정제도 등 농가의 소득을 안정시키는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92년 경제기획원 차관 재직때 남북고위회담 대표로 두차례 평양을 방문하는 등 남북회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셨는데 농업분야에서의 남북교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지금까지는 비료나 식량지원에 중점이 두어졌지만 앞으로는 농업생산기반에 관한 기술지도, 종자개량 등 농업전반에 대해 교류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협의를 해나갈 계획입니다.
-지난 3월부터 전국을 혼란으로 몰고갔던 구제역 파동이 일단 잠잠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기온이 떨어지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생각이십니까.
▲가축방역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악성가축 전염병 방역과 관련한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고 전국 읍면단위에 가축 병예찰 요원을 1명이상 지정해 주기적으로 예찰과 소독을 실시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 이번에 마련된 긴급방역대책을 바탕으로 8월25일 전국적으로 일제 소독 및 방역을 실시하고 이후에도 가축방역훈련을 정례화 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공항과 항만에 대한 검역도 대폭 강화할 방침입니다.
-농업의 정보화가 다른 산업에 비해 뒤떨어져 있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지식·정보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습니까.
▲다행히 농업분야에서도 신지식농업인을 중심으로 요즘 정보화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있어요. 이런 열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2002년까지 농업인 17만명에 대한 정보화교육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와함께 올해중 전국 196개 읍면지역에 초고속통신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하는 등 통신인프라 확충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 현재 무, 고추, 배추, 마늘, 양파에 대해 제공하는 출하시기에 필요한 가격정보나 시황 등 정보컨텐츠를 내년부터 꽃, 축산 등 10개 품목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칠레와 자유무역협정이 진행되고 있지만 포도농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민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신지요. ▲포도 등 피해가 예상되는 농가의 어려움은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다만 협상에는 상대가 있고 칠레는 농산물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어느 정도는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출하시기가 겹치지 않게 하는 등 농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서 우리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또 우리농업의 예상되는 피해에 대해서는 보완대책을 세워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겠습니다.
-통합 농업협동조합중앙회와 농업기반공사 출범 등 농정분야의 외적인 개혁은 어느정도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개혁프로그램이 있다면.
▲제도와 관련된 외형적인 개혁은 어느정도 됐다고 볼 수 있어요. 일정한 탄력이 붙었다고 할까요. 앞으로는 이런 속도를 계속 유지하면서 새로 출범한 농업기반공사와 통합농협이 생산기반정비, 정보화와 유통개혁의 주체로서 농업인과 소비자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새천년 농업이 선진 생명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신지식농업과 친환경농업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갈 생각입니다.
-올해 벼농사 작황은 어떻습니까.
▲4~5월 모내기철에 가뭄으로 다소 어려움이 있었으나 6월에는 비가 적당히 내려 적기에 모내기가 끝났고 벼재배면적도 106만1,000㏊를 확보했습니다.
또 병충해방제등 농사관리도 잘해 생육상황은 좋은 편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몇차례의 태풍이 남아있고 병충해에도 신경을 더 써야 합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금년에도 풍년농사가 되도록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반 소비자나 산업계, 여론형성층 인사 등에대한 당부의 말씀이 있으시다면.
▲농업은 우리 국민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식량공급기지인 동시에 환경보전, 지역사회의 유지, 전통문화와 가치관 계승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는 우리의 삶 그자체 입니다. 앞으로 우리 농업과 농촌이 발전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대담 金熹中 사회부장 JJKIM@SED.CO.KR
오철수기자CSOH@SED.CO.KR
입력시간 2000/08/2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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