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명차 나들이] 포드 '뉴 머스탱'

시속170km서 잔진동 못느껴…편안한 탑승 공간도 "맘에 쏙"

고향은 늘 어머니 품속처럼 포근하다. 집 근처 방죽에서 앉은뱅이 썰매를 타면서 한나절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처마 밑에 줄줄이 달려 있는 고드름으로 갈증을 풀곤 했던 어린시절 옛 추억. 지금 당장이라도 고향 집에 가면 어떻게 알았는지 친구들이 팽이놀이를 하자며 문 밖에서 금방 내 이름을 부를 것만 같다. 이처럼 즐겁고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흥겨운 마음으로 내 고향 안동으로 향한 길. 정열적인 빨간 색 컬러에 묵직한 느낌을 주는 포드의 ‘뉴 머스탱’이 함께 했다. 스포츠카답게 시동을 걸자 마자 살아 있는 진동이 느껴진다. 첫 느낌은 일단 불안했다. 일반 세단보다 커 보이는 차체도 그렇거니와 때마침 남쪽 지방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에 미끄러운 눈길을 달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기어를 ‘D’(드라이브)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자마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운전석에 있던 몸이 뒤로 휙 젖혀지는 느낌이다. 조작이 익숙하지 않아 너무 급하게 밟다 보니 차체가 몸보다 앞서 나간 탓인 듯 했다. 안동까지는 자동차로 4시간 거리.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다시 중앙고속도로까지 남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다 거쳐야 한다. 시승을 하기엔 더 없이 좋은 주행 조건인 셈이다. 복잡한 서울 시내를 벗어나 경부고속도로로 접어들자 도로가 시원하게 뚫리기 시작했다. 스포츠가인 머스탱의 주행능력을 시험할 좋은 기회다. 시속 80㎞를 달리던 차가 순식간에 100㎞를 넘어 120㎞의 속도로 기세를 부린다. 욕심을 부려 가속을 더하니 아무렇지도 않게 160㎞를 넘나들었다. 그런데도 차는 너무나 조용하다. 운전대의 떨림은 물론 자체가 표면에서 튀어 오르는 듯한 약간의 불안감마저 느끼지 못했다. 너무나 조용한 나머지 겁이 계기판이 과연 지금 속도를 제대로 가리키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짜릿한 속도감 때문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내부의 모습은 톨게이트에 당도해 속도를 줄이면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계기판은 운전자 취향에 따라 빨랑, 파랑, 초록 등으로 색깔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도록 해 아늑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나중에 설명을 들으니 머스탱은 자동차 최초로 LED(발광다이오드)를 사용, 125개 이상의 다양한 컬러를 연출할 수 있다고 한다. 스포츠카 답지 않게 넓고 편안한 탑승 공간도 맘에 쏙 들었다. 게다가 개성을 물씬 살려주는 더블 크롬 몰딩 운전 게이지와 알루미늄 재질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원형 송풍구 등은 강한 인상을 심어줬고, 강렬한 레드 컬러의 가죽시트는 지금 생각해도 머스탱과 너무 어울리는 조합이다.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보니 긴 후드와 짧은 리어덱 등 특유의 바디 라인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파워가 느껴지는 알루미늄 휠과 대형 타이어 그리고 후면의 3면 분할 리어 램프와 스포일러로 마감돼 있어 날렵한 스포츠카의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다. 고향으로 내려 올 때 느꼈던 차의 생동감이 여전히 살아 있는 탓일까. 다시 서울로 향하는 주행 길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짜릿한 흥분이 온몸에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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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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