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CEO 칼럼] 의료와 IT의 만남


최근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융복합산업이 각광 받고 있다. 개별 산업으로서의 발전보다는 산업과 산업 간의 융합, 상품과 상품의 융합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글로벌 프런티어 연구개발, 바이오마커 실용화, 스마트케어서비스 사업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의료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1세기는 IT를 기반으로 서로 다른 두 개 이상의 기술과 산업이 소통하는 융합의 시대다. 우리는 신기술 간 융합을 통한 창조적 가치창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세계 건강기술(HTㆍHealth Technology)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08년 3조2,000억달러에서 오는 2015년 5조2,000억달러로 연 7.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질 높이고 IT 신시장 창출

선진국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HT 1조원 투자시 3조원 이상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예상되고 고용 효과도 높은 의료기기ㆍ바이오 연구개발(R&D)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현재 헬스케어산업의 세계시장은 3조2,000억달러 규모로 IT시장의 2.3배 이상에 달한다. 한국은 의료비 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늘고 있어 헬스케어산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국의 의료기기산업은 규모와 기술역량 측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이 때문에 의료기기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매년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고부가가치산업인 첨단 의료기기 분야는 환자 진료와 의학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내 의료환경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적ㆍ물적 인프라와 시설 등이 아주 미비한 실정이다.

최근 산업융합촉진법 시행으로 산업 간 융합 기반을 조성해 일자리 창출, 삶의 질 향상,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할 토대가 마련됐다. 우리나라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HT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이제 의료도 단순한 질병치료에서 벗어나 융합의 시대에 걸맞게 IT를 헬스케어에 접목,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면 의료의 질 향상은 물론 IT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의료ㆍIT 융합병원 실현에 노력해온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달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진흥원이 주관하는 '대한민국 IT 이노베이션 대상'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일반 기업이 아닌 의료기관이 최고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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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진료 시대가 시작되면서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스마트 헬스케어는 전통 의료산업과 IT가 융합돼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신기술이다. 최근에는 모바일 진료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해 클라우드 기반의 데스크톱 가상화시스템, 모바일 전자의무기록ㆍ전자동의서ㆍ환자용 설명처방시스템, 55인치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대시보드시스템 등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진료 현장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덕분에 의료진들은 응급환자 발생시 진료정보와 CT(컴퓨터단층촬영)ㆍMRI(자기공명영상) 영상 등을 보고 환자 상태를 점검하고 즉각적인 처치를 할 수 있다. 수술 받을 환자들은 아이패드 화면을 보면서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동의서에 전자서명을 하고 수술 후에는 병실에 누운 채 수술 경과를 알 수 있는 사진을 본다. 의사들은 55인치 초대형 터치스크린으로 환자의 모든 기록과 영상을 띄워놓고 환자의 상태를 빠르게,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수술 경과를 프레젠테이션하는 등 의료ㆍIT 융합을 통해 의사와 환자ㆍ보호자가 모두 만족하고 있다.

IT 융합 의료산업 중점 육성해야

내년에 새롭게 오픈하는 암병원ㆍ뇌신경병원에 적용하기 위해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의료의 질 향상은 물론 의료ㆍIT 융합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국가경쟁력 향상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고령화와 소득 증가, 의료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로 인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IT 융합 의료산업 역시 미래의 유망산업으로서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만한 중요한 전략사업이다. 우리나라가 헬스케어 영역에서 IT 선두국가로 입지를 굳히려면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도전정신을 갖고 의료ㆍIT 융합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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