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외국기업 상장과 한국 자본시장

서종남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최근 들어 한국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는 외국 기업이 크게 늘어나면서 투자자들과 증권업계에서는 외국 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거래소를 지향하고자 외국 기업 상장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업계와 공동으로 대대적인 홍보 및 상장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4월 초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최소 10개국에서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한 상장설명회 및 개별기업 간담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기도 하다. 외국 기업 상장 초기에 발생했던 시행착오로 상당수 투자자들이 외국 기업 상장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 기업 상장과 관련해서는 자본시장 환경이 수년 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선 거래소 및 업계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충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했다. 거래소는 외국 기업의 내부회계관리제도 및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상장요건을 강화했으며 이에 대한 기업실사 보고서와 사실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상장주선인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공모주식의 5%를 자기계산으로 인수하도록 했으며 해당 기업이 상장 이후 1년 이내에 상장폐지 되는 경우에는 주관회사를 제재하는 방안도 마련하였다.

관련기사



또한 회계법인들도 외국 현지에서 충분한 실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지 실사 기간 및 전체 감사 기간을 늘리는 등 감사보고서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 기업을 바라보는 투자자의 시각 역시 달라졌다. 과거에는 '외국 기업 디스카운트'라고 해서 외국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경우가 많아 우량한 외국 기업들이 자진상장폐지를 신청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외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해당 기업의 주가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외국 기업 상장은 한국이 금융시장의 변방이 아닌 경쟁력 있는 동북아시아 거점시장으로서 한국 자본시장의 글로벌화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거래소의 선진적인 매매시스템, 풍부한 유동성, 낮은 상장유지비용 및 효율적 규제체계 등을 한국증시를 선택하는 주된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렇듯 한국을 선택하는 외국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인정받는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외국 기업 상장을 통해 국내투자자들은 복잡한 절차 등을 거치지 않고 해외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으며 해외 투자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환위험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렴한 비용으로 우량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더 이상 외국 기업 상장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외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을 한국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고 국민들의 해외 투자 기회를 늘리는 계기로 봐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