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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가 되려면 작은 것은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아비람 제닉(39·사진) 비욘드시큐리티 대표는 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열린 '2013 과학창의 연례 컨퍼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모·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아야 한다"며 "당장의 좋은 보수, 안정적인 직장에 안주하면 결코 백만장자가 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닉 대표는 지난 1992년 19세의 나이에 인터넷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100만달러에 팔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는 이후에도 정보기술(IT) 사업을 시작해 그 사업을 글로벌 업체에 매각했고 1999년에는 세 번째로 컴퓨터 보안회사 비욘드시큐리티를 창업, 현재 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연 매출은 1,000만~1,500만달러 규모.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비욘드시큐리티는 시큐리팅 테스팅 분야에서 글로벌시장 점유율 5위 안에 든다.
그는 백만장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질문에 첫째, 목표를 세우고 둘째, 주변에서 뭐라고 해도 자기 아이디어를 고수하고 셋째, 다른 제품과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넷째, 멘토를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제닉 대표는 "이스라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잘 듣지 않는 국민성이 있어 두 번째 단계가 쉽지만 한국은 교사·부모 등의 얘기를 잘 듣는다는 면에서 두 번째 단계가 쉽지 않다"며 "내 경우 MS 이전 다른 업체들의 회사 인수 제안을 거절했을 때 친구·부모는 내가 멍청한 결정을 했다고 말했지만 그 의견을 무시한 결과 MS와의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에서 창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제닉 대표는 "모든 창업자들은 글로벌로 나가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예로 SK컴즈의 싸이월드를 들었다. 그는 "싸이월드가 처음 출시될 당시 그 서비스는 가장 좋은 제품이었다"며 "하지만 싸이월드는 해외로 나가지 못했고 페이스북은 한국으로 들어온 결과 지금은 페이스북이 세계 최고 제품이 됐다"고 설명했다.
제닉 대표는 창업할 때 회사 규모는 2~3명이 적당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8~10명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임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투자를 받기도 어렵고 대표는 직원들 관리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며 "사업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고 결정권이 있는 대표가 발로 뛰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직원들을 관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의 애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과학창의 연례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 과학 교사,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강혜련 창의재단 이사장은 "교육의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컨퍼런스가 과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