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街)의 대형 투자기관들이 한미간 정책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정부의 지나친 부동산 규제 ▦기업 생산성 둔화에 따른 고용시장 침체 ▦고유가 등이 소비활동을 위축시키고 장기성장률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ㆍ모건스탠리 등 월가 투자기관들은 20일(현지시간) ‘한국경제 동향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가 회복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더디기 때문에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금리동결 근거에 대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지 않은데다 경기회복을 확신할 수 없고 3년물 채권수익률이 지난 6월 이후 0.7%포인트 오른 4.3%를 기록하는 등 실세금리가 이미 상승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금리 스프레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한국자본의 해외유출 우려가 높지 않고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수입물가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도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르면 4ㆍ4분기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한국경제가 아직 바닥을 확인한 신호가 보이지 않고 인플레이션 압력도 한국은행의 통제범위 안에 있는 만큼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들 투자기관은 정부가 부동산보유와 매매차익에 대해 과도한 규제정책을 내놓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에 오히려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며 고유가로 기업활동이 위축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용감소는 단기적으로 기업이익 증가에 도움이 되겠지만 내수소비를 둔화시키고 임금격차를 벌여 장기적으로 성장률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이전의 4.5%에서 4.2%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또 한국은행이 시장개입에 따른 비용부담을 감수하기보다는 원화가치 평가절상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 앞으로 3개월과 6개월 후 달러당 원화는 각각 975원과 95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