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준비 안 된 창업은 도박


세계적인 경기불황은 좀처럼 그 끝이 안 보이는 듯하고 우리나라는 일부 대기업에 의존해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이처럼 일부 대기업에 의존해 경제를 유지하다가는 자칫 국가 전체의 경제가 한꺼번에 어려워지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핀란드 경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노키아의 경영이 악화되자 핀란드 경제 전체의 위기가 예상되기도 했다. 그러한 핀란드 경제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준 것은 다름 아닌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와 같은 벤처기업들이다.


벤처기업의 경우 뛰어난 기술력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작은 자본으로 시작하지만 성공할 경우 엄청난 수익을 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벤처기업을 창업해 세계적인 기업을 일구겠다는 청운의 꿈들을 가지고 많은 청년들이 창업의 길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은 몇몇 성공사례들에 나오는 화려한 장밋빛 미래뿐만 아니라 많은 어려움과 위험이 산재돼 있는 험난한 길이다. 그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지고 죽을 각오로 평생을 매달려도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사업이다.

그런데 아무런 경험과 준비 없이 열정만을 가지고 시작한 청년창업이 성공으로 연결될 확률은 과연 얼마나 될까.


벤처기업 창업의 성공확률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결과와 견해들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벤처기업 창업의 성공률은 10%를 넘어서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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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실패할 확률이 90%를 넘는 일에 도전하는 청년들에게 그 위험을 인지시키고 그러한 위험에 대한 준비를 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 사회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사회로 벤처기업이 망하게 되면 재기가 어렵고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까지도 불행해지게 된다.

특히 청년창업의 경우 창업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결국 자신의 모든 것과 주변의 모든 도움을 소진한 후에야 사업을 포기하게 된다면 그 개인이나 사회가 입는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일부 대기업 위주의 성장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벤처기업들을 육성·발전시켜야 하며 창업 활성화와 지원은 국가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 또는 창업의 수를 늘리기 위해서 준비되지 않은 청년들을 창업으로 내몰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경험이 있는 기성세대들이 창업을 지원하고 기존에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들을 지원·지도해 경쟁력을 갖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청년창업의 경우 중소기업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거나 실제 관련된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경우에 대해서 지원혜택을 키운다면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실업의 해소, 그리고 창업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창업에 도전하는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청년들이 많아져야 한다는 것에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무모한 도박과도 같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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