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사 출혈경쟁 어디까지

지난 3월 카드 가맹점 수수료인하를 둘러싸고 대형 백화점과 카드사들은 소비자를 볼모로 '카드결제 거부'라는 실력행사까지 벌여가며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반년도 채 지나지 않은 현재, 백화점들은 카드사들의 잇따른 '러브콜'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최근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 매장에 가면 하루가 멀다 하고 카드사들의 각종 사은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카드사별로 구매금액의 10% 상당 상품권증정, 구매금액별로 최대 10% 현금할인, 6개월 무이자할부, 구입고객에 다양한 사은품제공 등의 행사를 벌이고 있다. 매출액의 2% 남짓한 수수료를 주수입으로 하는 카드사들은 이런 사은행사의 경우 고객들이 카드를 많이 이용하면 할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 제휴영업 담당자들은 한군데라도 더 많은 매장에서 사은행사를 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제살깎기식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카드시장이 '무한경쟁'시대로 돌입하기 전에 회원수를 늘리고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3년 동안 카드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될 정도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 카드업이 돈이 된다 싶자 은행들의 카드사 분사가 잇따르고 대기업들도 속속 신규진출 또는 기존 카드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들은 올 초 7개였던 전업계 카드사가 내년 상반기에는 12개 이상으로 늘어 경쟁기업수가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이 가열되면서 카드사들은 기업의 기본인 순익까지 무시하며 차별화한 서비스 내놓기에 열을 올리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출혈'경쟁은 장기적으로 카드사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개별사별로 평균 20조~30조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카드사들이 적자로 돌아설 경우 부실채권 규모가 쉽게 헤아릴 수 없는 규모로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호정<생활산업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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