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그림자금융 상품' 디폴트 위기

공상은행 WMP 상환보증 거부 … 시장 충격 우려


자산 기준으로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ICBC)이 자사에서 판매한 30억위안(5억달러) 규모의 자산관리상품(WMP)에 대한 상환보증을 거부했다. 중국에서 WMP는 제2금융권 대출과 더불어 '그림자금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만약 공상은행의 보증거부로 이 상품이 디폴트(채무불이행)될 경우 유사상품에 대한 대규모 환매·인출사태로 이어져 금융시장 전반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ICBC의 상환보증 거부는 현지 그림자금융의 디폴트 위기 가능성을 진단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디폴트 발발시) 제2금융권은 물론 중국 내 전체 금융시장에 파장을 미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최근 ICBC는 지난 2010년 자사 창구에서 판매한 30억위안 규모의 WMP의 상환보증 거부를 선언했다. 이 상품은 현지 3위 신탁회사인 중국신탁회사가 발행해 ICBC가 판매를 주도했으며 이달 말 첫 상환을 앞두고 있다.


중국신탁회사는 당시 예금금리(3%)의 세 배 이상인 10%의 고이율을 약속하며 현지 최대 은행 창구를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석탄회사 등 원자재 기업에 투자해 고이율을 달성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상품시장 하락 등으로 부실채권이 발생하면서 발행사 역시 현재 부도 위기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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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는 "중국신탁회사는 고객 투자자금의 일부라도 상환할 방침이지만 만기연장을 위한 재발행 등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림자금융이란 은행권 밖에서 엄격한 규제관리 없이 운용되는 금융상품을 통칭하는 말로 주요20개국(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2조1,000억달러 내외로 추산된다.

중국에서는 예금이율이 낮고 민영기업 대출이 까다로워 이 같은 그림자금융 상품이 주요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자산관리상품 판매가 확산되면서 중국 내수 금융시장은 상당 부분 성장세를 시현했지만 지방정부 대출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달러 규모로 치솟는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났다.

FT는 "(이들 상품은) 고이율·고위험 상품이지만 대형은행의 보증으로 이들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며 많은 투자자들이 위험도가 없는 상품으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올해 그림자금융 처리 문제가 중국은 물론 전세계 각국에서 금융시장 부실을 이끌어낼 잠재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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