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미국 대선에서 배울 점

서정명 뉴욕특파원

[기자의 눈] 미국 대선에서 배울 점 서정명 뉴욕특파원 서정명 뉴욕특파원 2일(현지시각) 아침 8시. 뉴욕주 퀸즈의 베이사이드 고등학교에서는 출근길을 뒤로 하고 한 표를 행사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1시간째 투표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는 해리 김씨는 한국에서 이민온 시민권자로 이번 대선처럼 국민들이 진보와 보수로, 민주와 공화당으로 분열되며 치열한 선거전을 치루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테러에 대한 공포와 경기침체로 언뜻 보기에 바퀴가 빠진 마차처럼 휘청거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분열과 대립이 심하면 심할수록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똘똘 뭉치는 무서운 응집력을 보인다”며 “이번 대선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번 대통령선거에 참가한 유권자수는 지난 2000년보다 1,600만명이 많은 1억2,100명, 투표율도 6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각 당의 정책과 향후 청사진을 제시하기보다는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후보의 개인적인 과실을 들추어내며 상대방에 대한 비방전으로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들은 이에 싫증을 내며 남의 일로 여기기보다는 귀중한 한 표로 자신들의 미래를 선택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기업들은 공개적으로 기부금을 지지후보에게 전달했으며, 신문과 방송사들도 특정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정치참여를 독려했다. 이라크 전쟁, 줄기세포, 동성결혼, 낙태 등을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간 대립이 격화하며 국론이 분열되는 양상을 빚기도 했지만 유권자들은 이를 외면하기 보다는 더욱 적극적인 투표참여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론이 분열되고 나라가 어수선할 때 ‘나 몰라라’ 외면하지 않고 더욱 강하게 뭉치는 국민들의 저력이 빛난 선거였다. 태평양 건너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신행정수도 이전이 불발로 끝나면서 나라가 분열되고 있고, 진보 대통령에 보수 야당이 대립하면서 국민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며 정치혐오증에 가득 차 있다. 경기침체마저 지속되면서 한국에는 미래가 없다는 자조와 푸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 소식을 접하면 한국은 곧 망할 것 같다. 미국 대선을 통해 ‘분열 속의 단합’을 배우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아쉬운 마음 간절하다. vicsjm@sed.co.kr 입력시간 : 2004-11-0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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