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하나금융 "배당금 반영 안되면 계약 깨겠다"

"론스타서 배당 5,000억 빼가… 가격 깎아야"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론스타와 전면 재협상에 나선다. 론스타 측이 5,000억원에 이르는 고액 배당으로 외환은행에서 돈을 빼간 만큼 가격을 깎기 위함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5월24일 매각계약 유효기간이 만료된 후 기존 계약조건을 그대로 연장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지만 앞으로는 계약연장이 아닌 새로운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이 계약을 연장하면서 5~10%의 지분을 선인수하려던 협상도 사실상 무산됐다. 하나금융의 한 고위관계자는 3일 "지난해 론스타와 체결했던 인수금액인 4조6,888억원에서 이번 배당으로 빠져나간 금액 등을 깎아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이번주부터 계약연장이 아닌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론스타도 합리적인 매각가격 수정 요청에 응할 것으로 본다"며 "기존 가격을 고수한다면 계약이 깨져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론스타와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온 하나금융이 계약파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격조정이 어렵다면 판 자체를 깰 수도 있다는 말로 기존의 수세적 입장에서 강공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이 방향을 바꾼 것은 외환은행 주가가 지난해 11월 1만2,300원에서 현재 9,530원으로 20% 이상 떨어진데다 론스타가 올해 3월과 7월 두 차례 배당으로 7,800억원가량을 빼내 외환은행의 가치가 1조8,000억원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또한 계약유지에 급급해 기존 조건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막대한 국부유출의 공범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배당 변수 때문에 복잡했던 협상방정식이 배당 확정으로 오히려 단순해졌다"며 "동등한 입장에서 새로운 테이블에서 재협상을 벌일 것이며 외환은행의 기업가치 하락변수가 어떤 형태로든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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