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경제초점] 국내경제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6%로 나타났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금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괄목할 만한 성장률이라 할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활동이 극도로 위축되고 구조조정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달성된 성장률이라 더욱 의미있는 결과로 평가할만 하다. 경제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지금의 추세대로라면 하반기 이후에는 외환위기의 충격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정상적인 성장궤도에 재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냥 낙관적인 평가만을 내릴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우선 첫째, 소비가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1.4분기중 소비증가율은 5%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에 소비가 8.4%나 감소했던 것에 비해 커다란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소비심리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데 반해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다. 1·4분기중 총고정자본형성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나 줄어들어 투자감소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물론 총수요부족으로 인한 디플레경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소비진작을 통한 내수부양에서부터 실마리를 찾을 수 밖에 없다. 다만 투자수요로 연결되지 않는 소비활성화는 오래 지속될 수 없고 자칫 버블경제화할 위험성까지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따라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실질적으로 투자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기 전에는 경제회복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둘째, 대외부문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수출부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내수회복에 따라 수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금년 1.4분기중 순수출규모는 98년 같은 기간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경제의 회복속도가 상당히 더뎌 앞으로도 수출부진이 해소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국내적으로는 재고가 크게 줄어들어 있는 상태에서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경제회복이 본격화 될 경우 수입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여 순수출규모는 급격히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높은 성장률 자체에 숫자의 환상이 있다는 점이다. 금년 1.4분기의 높은 성장률은 기본적으로 98년의 마이너스 성장률에 기인한다. 지난해 국내총생산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한 금년의 성장률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금년중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6%대에 이른다 하더라도 지난 해와 올해를 합한 2년간 성장률은 제로에 불과하다. 따라서 1.4분기의 기대이 상의 성장률을 두고 경제회복 속도가 너무 빠르다느니 버블이 우려된다느니 하는 시각은 옳지 못하다. 거꾸로 금년의 높은 성장률을 경제가 구조조정에 성공해서 정상궤도로 다시 회귀하고 있는 것으로 너무 앞서가는 해석을 하는 것 또한 적절치 못하다. 이상의 유보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1.4분기의 높은 경제성장률은 우리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비록 총고정자본형성은 감소했으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건설투자를 제외한 설비투자는 12.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의 투자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또한 산업생산이 크게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어 향후 생산활동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이제 우리경제는 외환위기로부터 겨우 탈출하여 정상성장경로로 진입하려는 초기단계에 와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수요확대의 중심이 소비에서 투자로 옮겨 가야만 한다. 투자수요 확대가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시점이 우리경제가 확실히 외환위기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회귀하는 시점이 될 것이다. <금리동향> 지난주 시장금리는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보합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지난 몇 주동안 단기간에 시장금리가 속등한 데 대해 시장이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그동안의 금리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주요인이 되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금리하향안정화정책 수정이 금융시장의 과열분위기를 진정시키려는 당초의도와 달리 과도한 금리상승과 주가하락으로 귀결되자 금융당국이 다 시 금리안정화 의지를 내비친 것도 시장에 확산되고 있는 금리상승 압력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여전히 금리상승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전반적인 시장분위기로 인해 금리가 하락세로 반전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는 대부분 종목별로 등락이 얻갈리는 가운데 전주말과 비슷한 수준에서 한 주를 마감했다. 이번주 시장금리는 전주의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발표된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임에 따라 향후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거듭 확인되면서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한 상승압력은 여전히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상승 속도가 너무 빠른데 따른 조정기간이 필요한데다 금융당국 일각에서 주가의 하락조정이 너무 가파른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현 수준에서의 추가금리상승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금리상승압력은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뚜렷한 재료가 새로이 나타나지 않는 한 당분간 시장금리는 현 수준에서 소폭의 등락을 보이는 조정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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