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빅뱅 한파… 일 은행 ‘적신호’

◎신용은 등 4개사 신용도 ‘안정’서 ‘부정적’으로/주가도 작년 44%이어 올들어 10.5%나 떨어져일본 은행들이 앓고 있는 병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총 여신고의 10%에 이르는 약 40조엔(정부추산 20조엔)의 부실채권때문에 허덕이는 일본은행의 체질개선을 위해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가 금융제도개혁인 「일본판 빅뱅」을 지난해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일본은행들의 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는 중형규모의 일본신용은행, 북해도척식은행, 안전신탁, 중앙신탁 등 4대 금융기관의 국제신용도를 「안정」(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등급을 낮게 재평가했다. 이는 최근 계속된 일주가하락으로 투자자산의 상당부문을 주식에 의존하고 있는 일 은행들의 국제신용도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디측은 지난해 한와(판화)은행 도산이후, 중형규모의 일본 금융기관들의 파산이 올들어 잇따를수 있다고 덧붙여 경고하고 있다. 즉 금융개혁 추진으로 그동안 정부의 보호아래있던 일본은행들이 더이상 안주할 곳이 없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시모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의 골자가 결국 금융산업의 경쟁력강화이기때문에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 일본은행들의 주가는 끝이 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44%가 떨어진 은행주는 올들어서만도 10.5%이상 하락하면서 증시침체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오는 3월말로 예정된 결산시점까지 주가하락이 이어질 경우 20대 은행의 피해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금융산업에 정통한 분석가들은 20대 은행 결산 순이익이 당초 예상됐던 2조엔의 4분의 1수준인 5천4백억엔에 못미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기업과 밀착돼 있는 일본 은행들의 관행도 빅뱅으로 점차 바뀌고 있다. 즉 은행이 해당 기업의 주식을 장기 보유하고 기업경영에 일부 참여하는 주거래 은행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은 점차 폐쇄적인 주거래은행거래에서 벗어나 보다 싼 값에 자금을 조달할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기업파산은 주식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일본 은행들의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본 금융기관에 대한 국제적인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일본 은행들이 국제 자금시장에서 돈을 조달하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일본 은행들이 국제자금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물게되는 추가금리인 「재팬 프리미엄」도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 계속 오르고 있다. 하시모토 정부가 추진하는 빅뱅이 그동안 정보의 보호아래 온실속의 화초처럼 성장해온 일본의 은행들에게 적자생존을 강요하고 있다.<온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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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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