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경기 완만한 회복"

FRB.모건스탠리 전망 "올 9월이 증시저점"미국 경제가 내년 봄에 급속하게 회복할 것이라는 뉴욕 증시의 'V자형' 회복론과 달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모건스탠리등 일부 투자기관이 '완만한 회복론(Mild Recovery)'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의 경제지표들이 소비부문에서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제조업 부문은 여전히 가라앉은 것으로 나타나, 완만한 회복론이 힘을 얻고 있다. 완만한 회복론은 테러 직후의 9월말을 뉴욕증시의 저점으로 보지만, 최근의 주가 상승은 지나친 것으로 보고 있다. ◆ FRB의 견해 최근 FRB 간부들은 경기가 내년에 회복할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지만, 회복의 속도에 대해서는 '점진적이고,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 이유로 ▲ 개인과 기업의 부채 비율이 높고 ▲ 기업들이 신규투자를 꺼리며 ▦테러와의 전쟁이 지속되면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점등을 들고 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앤소니 샌토메로 총재는 "내년 중반까지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민간기관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로렌스 마이어 이사도 "경제가 내년에 점진적으로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지에 따르면 FRB 간부들은 경기침체가 끝날 증거들에 동의하지만, 회복속도가 완만해 내년 여름까지 실질적인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FRB 관리들이 경제회복의 증거로 들고 있는 내용은 ▲ 산업 재고 감소 ▲ 에너지 가격 하락 ▲ 주가 상승 ▲ 소비자 구매력 회복 ▲ 이자율 하락과 세금 환급 효과 등이다. 그렇지만 FRB는 기업 부문의 투자 부진이 미국 경제의 강력한 회복을 저지하는 힘이 강력하게 버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기침체는 기업의 투자위축에서 비롯됐고, 기업인들은 경제여건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는한 과감한 투자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상황의 불안함과 테러 후유증이 남아있는한 기업인들은 2년전과 같은 투자 활기를 되찾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 민간기관의 견해 월가의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 'V자형' 회복론을 주장하고,뉴욕증시도 이 논리를 바탕으로 급상승했다. 이들은 내년봄에 강한 힘을 동반한 경제 회복이 전개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면서 한달전과 같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다. 지난 9월말에 'V자형' 회복론을 선도한 모건스탠리가 최근 입장을 바꿔 점진적 회복 가능성을 제기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분석자료에서 "경기후퇴가 아직 마감된 것은 아니며, 경기회복이 임박했다고 볼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의 지표 호조는 테러 이후 불안감이 사라지면서 생긴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며, 경기 하강을 촉발한 요인들이 반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아직 충분한 다운사이징과 구조조정을 수행하지 않았고, 재고가 아직 매출액 대비 높은 수준이어서, 지표들이 악화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 투자전략가 바튼 빅스는 "V자형 회복을 믿지 않는다"며 "아직 불안 요인이 남아있기 때문에 주가가 축제를 벌일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도 최신호에서 "경기 침체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되고, 회복도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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