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치 수출전선 '빨간불'

업체간 과다경쟁에 단가 크게 떨어져환율상승과 국내업체간 과당경쟁등으로 김치수출이 지난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김치종주국의 위상을 지킬 수 있는 장기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 96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던 김치 수출이 2000년 제자리 걸음을 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 7,884만 달러였던 김치수출액은 지난해 11월 현재 6,313만 달러에 그쳤다. 이는 2000년 같은기간의 수출액 7,176만달러에 비해 12% 정도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7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의 규격 승인으로 김치의 세계식탁 점령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상은 반대로 나타난 셈이다. 김치수출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부분적으로는 환율이 상승한 탓도 있지만 수출량이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수출단가가 크게 떨어진 점이 더 큰 이유로 꼽혔다. 2000년 톤당 3,364달러였던 김치수출가는 지난해에는 2,909달러로 13% 이상 떨어졌다. 특히 김치 수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일본시장에서 국산제품의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대일본 김치수출액은 5,981만달러로 2000년 동기의 6,977만달러에 비해 15% 이상 줄어들었다. 일본 수출상품의 경우 단가하락폭도 15%선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일본 전체 김치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점유율은 9%에도 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시장의 경우 자국산 김치판매가 매년 30~40% 정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또 여기에다 최근에는 값싼 중국산도 많이 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일본상품의 경우 포장지 전체를 한글로 표기, 소비자들이 한국산제품과 구별을 잘 하지 못할 정도다. 이처럼 시장상황이 나빠지는 반면 국내 김치제조업체들이 우물안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보다는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에 치중하고 있어 장기적인 전략이 부재한 것도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김치 전문포탈사이트인 김치박물관(www.kimchimuseum.com)의 이정기 대표는 "해외시장에서 한국산 김치와 일본ㆍ중국산과의 차별화 작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김치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국산 김치의 세계화를 위한 장기적인 전략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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