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기아차 생산직 공채 250대1의 의미

기아자동차가 고졸 생산직 240명을 공개 채용하는 데 6만여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다. 경쟁률이 250대1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하니 가히 입사전쟁이다. 지원자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회사 측은 면접일정을 잡는 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기아차 공채 경쟁률은 심각한 취업난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를 간절히 원하는 우리 고용시장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이 22%에 이른다고 하지만 정작 중소기업에서는 필요한 일손을 구하지 못하는 미스매치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가 세금을 쏟아 붓고 갖은 지원책을 동원해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늘리지 못하는 가운데 대기업을 통한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최고의 고용대책이자 복지정책임을 실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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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5년 만에 생산직 채용에 나선 이유로 글로벌 판매확대에 맞춰 광주공장 증설이 시급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성장이 뒷받침돼야 고용창출이 가능해진다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는 채용시장에 사사건건 개입해 기업의 팔을 비틀기보다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구조를 갖출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올해 고용시장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특히 청년실업은 심각성이 더하다. 30대 그룹은 올해 신규 채용을 사상최대인 13만6,000명으로 확대하고 투자규모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미 상대적 기득권층에 오른 대기업 노조들도 이번 채용 경쟁률의 의미를 곱씹어보고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양보와 희생정신을 보여야 한다.

아무쪼록 기아차 생산직 공채가 다른 대기업들의 채용확대로 이어져 고용시장의 숨통을 틔워주기를 기대한다. 대기업들이 앞장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든다면 사회갈등만 부추기는 맹목적인 대기업 때리기나 복지 포퓰리즘은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치권도 선심성 공약에 매달리지 말고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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