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락지음, 글로벌 지식경제시대의 경제학최근 서울의 한 일류대학의 상경계열 신입생 196명 중 180명이 경영학과를 지원하고 16명만이 경제학과를 지원했다고 한다.
지금은 세계 경제전쟁시대, 경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상황에서 우려할 만한 현상이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경우 인문사회계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학과는 경영학과가 아닌 경제학과. 경제학 지식이 개인의 경쟁력임은 물론,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인식의 반영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제학은 왜 이렇게 푸대접을 받게 됐을까. 경제학이 취업에도 실생활에도 필요하지 않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이 대학가에 편만해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경제학이 고사위기에 처한데는 경제학 교과서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도 원인을 찾을수 있다. 아직까지도 대학 교재로 사용되고 있는 경제학 원론은 수 십년 전에 쓰여진 것들이 대다수이다.
서울대 송병락 교수의 '글로벌 지식경제시대의 경제학'(박영사 펴냄)는 가 21세기 경제의 신조류를 대폭 보완한 새 경제학 교과서이다.
신경제 시대를 맞아 선진국 경제학은 근본적으로 흐름이 달라졌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우선 이론과 개념을 중시하던 경제학이 경제원리의 응용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학문으로 면모를 일신했으며, 정부의 시장개입에서 시장 활성화로, 소비와 수요 분석 일변도에서 공급 능력을 새롭게 평가하는 것으로, 경제안정에 강조점을 두던 것에서 성장과 경쟁력을 우선하는 것으로 학문의 주요 관심사가 옮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구 경제학은 국제무역보다 국내경제문제에 치중했으나 최근 동향은 경제활동의 글로벌화와 글로벌 경제를 중시하고, 노동ㆍ토지ㆍ자본만을 3대 생산요소로 파악했던 시각이 지식을 핵심요소로 보는 인식으로 뒤바뀌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이러한 신경제의 조류를 분석하는 새로운 이론으로 무장하고, 기존의 경제학 교과서와 차별화를 꾀한다.
우선 세계경제 시대 어떻게 국가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인가를 가장 큰 화두로 삼고 있다.
글로벌시대는 외국 금융기관들이 한국 증시의 흐름을 좌우하고, 한국기업들도 해외에서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과 은행, 이들이 조직한 단체와 싱크탱크, 그리고 이들의 이익을 반영하고 있는 국제기구들인 IMF와 세계은행 등을 중요한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통일시대 한국의 경제발전모델에 대한 탐색 또한 진지하다. 한국이 통일국가가 되면 인구 7,000만명으로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더 큰 나라가 된다.
저자는 인구 300만의 싱가포르나 2,000만의 대만을 본받아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하고, 북미의 중심국가인 미국과 유럽의 대국 독일, 그리고 동아시아의 부국 일본의 경제체제에서 장점을 취합해 통일한국의 경제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성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