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는 지금 일자리 확보 전쟁] 일자리창출 효과 큰 서비스업 육성 필요

`고용 없는 성장 시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란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발목이 잡혔다.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면 일자리가 생겨나고 결과적으로 가계 소득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은 이미 깨진 지 오래다. 오히려 경제 성장 자체가 목적이 돼 버렸다는 푸념마저 나오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에 시름하는 세계= 고용 지표는 원래 후행성 지표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들 활동이 활발해진 다음에야 고용 시장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고용 시장 침체는 이러한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1년 11월 공식적으로 현 경기 사이클상의 침체가 끝난 것으로 본다. 이후 현재 27개월이 지났고 그 과정에서 미국은 지난 해 3분기 8.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본격적인 경제 회복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 기업들의 고용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리먼브라더스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고용은 오히려 1% 가량 줄어들었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그 동안의 경기 사이클 과정에서 경기 침체 종료 직후 20개월 동안 무려 6%나 미국 고용 시장이 증가했던 것과 크게 대조된다. 지난 90년대 초반 경기 침체가 끝난 후에도 경기 상승과 고용 시장의 타임 래그가 있었지만, 이 때 역시 경기 침체기 끝나고 15개월이 지난 이후에는 고용 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 점 역시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상황은 유럽과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사실 유럽은 이미 90년대 중반 이후 고용 없는 성장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돼왔다. 유럽의 실업률은 70년대 말까지 미국보다 낮았지만 이후 급격히 높아져 94년에는 평균 11%를 상회했다. 지난 해 6월 영국 경제연구소 캠브리지 이코노메트릭스는 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고용 없는 성장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가 지적했듯 한국에도 고용 없는 성장 시대가 도래하는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이러한 징후는 뚜렷해지고 있다. ◇고용 없는 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가= 경제 성장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설비 자동화 등에 따른 기업들의 생산성 증가에 기인한다. 미국의 경우 1960년 이후 90년대 초반까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노동생산성 증가률을 앞질렀지만, 90년대 후반 이후 GDP 증가율 추세보다 노동생산성 증가율 추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00년 3분기 이후 현재까지 단 두 번(2001년 1분기ㆍ2002년 2분기)을 제외하곤 거의 매 분기 생산성 증가율이 GDP 증가율을 넘어서고 있어, 구조적으로 일자리 창출 능력 자체가 현저히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생산성 향상은 결국 기업들의 순익 증대로 이어지며 이는 곧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고용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경제 회복에 따른 고용 시장의 완전 해갈`이란 지난 경제의 패러다임을 더 이상 기대하기는 이제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중장기적 성장 잠재력 확보해야= 단기적 안목의 실업구제나 고용 보조금 지급 등은 미봉책에 불과하며 오히려 경쟁력 약화와 도덕적 해이를 야기할 수 있다. 중장기적 안목으로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럽연합(EU)은 실제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언제까지, 어떤 방법으로, 얼마만큼 고용 상황을 개선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특히 이러한 장기적인 플랜은 국가별 특성을 최대한 살리며 주요 육성 산업에 대한 분명한 목표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 특히 관광과 문화 소프트 산업에 대한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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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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