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2월 들어서도 강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지수가 어느 선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완화와 미국 경기지표 호전 등으로 국내로 유입되는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이달 코스피지수가 2,050포인트 부근까지는 무난히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삼성증권과 현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올초 코스피지수가 1,761~2,011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증시가 뜻밖의 강세를 보이자 이들 증권사들은 2월 전망에서 코스피지수의 밴드를 평균 1,870~2,054포인트로 수정했다. 동양증권은 당초 2월 코스피지수 상단을 2,000포인트 정도로 예상했지만 최근 2,040까지 높였다. 현대증권도 지수 상단을 1,950에서 2,030으로 수정했다. 삼성증권과 SK증권은 이달 중으로 증시가 2,050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고 우리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2.1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이 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은 유럽과 미국의 악재가 수그러들면서 외국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장기 자금 공급에 나서면서 유럽 재정위기는 급속도로 누그러지고 있는 모습이다. ECB는 지난해 12월 약 5,000억 유로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시작한 데 이어 이달에도 유동성 공급을 한 차례 더 할 예정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적자 국가인 PIIGS(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ㆍ그리스ㆍ스페인) 가운데 부채규모가 가장 큰 이탈리아가 2~4월 1,600억 유로의 국채 만기를 무난하게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유럽의 양적 완화 조치로 인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존 사태가 재부각되지 않는다면 올 들어 2일 현재 7조6,500억원 가량을 국내 증시에 쏟아 부은 외국인들의 갑작스런 이탈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지난달 30일 소폭 순매도한 이후 3일 동안 1조5,000억원 이상을 사들이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러브콜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김 연구원은 “유럽 사태가 최악의 위기를 지나면서 정보통신(IT)ㆍ자동차 등 실적 호전주들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상승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양적 완화 가능성과 소비회복 전망도 국내 증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아직 경기모멘텀이 약하지만 해외 유동성 조건이 한층 개선되고 있어서 국내 증시의 박스권 상단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