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6월 8일자>금연 교육과는 별도로 담배의 해악을 억제할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담배에 과도한 세금을 물리고 흡연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담배 소송이다.
지난 6일 미 LA 배심원들이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에 대해 30억달러의 손해배상을 하라고 평결한 것은 미국의 법 체계가 얼마나 일관성이 없는지를 보여준다.
40년 동안 매일 담배를 2갑씩 펴온 56세의 암환자에게 30억달러를 배상하라는 이번 평결은 한 개인에게 지급하는 배상금으로는 가장 큰 액수이다. 이는 배심원들이 해롭다고 이미 잘 알려진 담배를 팔아온 거대 담배회사들에 대해 얼마나 분노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1,450억달러의 손해배상을 얻어낸 플로리다 지방법원에서의 집단소송과 마찬가지로 그 같은 막대한 배상액이 가져오는 실질적인 효과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번 LA 판결에서 판사는 배상액수를 줄일 수 있고, 또 줄여야 한다. 배상금의 액수가 한 개인 흡연자에 대한 것치고는 지나치게 많기 때문이다.
위 두 사건에 대한 배상액은 항소심에서 뒤집어지거나 아니면 대폭 삭감될 것이다. 최근의 대법원 판결을 보면 과도하게 책정된 손해배상액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조사할 것을 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담배소송에서 배심원들의 평결은 일관성이 전혀 없다. 대부분의 담배소송에서 배심원들은 흡연자들이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판단, 담배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한 담배회사의 잘못이 있다고 인정해도 담배회사에게 물리는 배상액은 미미한 수준에서부터 포트랜드 오리건의 한 가족에게 지급하라고 평결한 8,100만달러에 이르기까지 그 액수가 종잡을 수 없이 왔다 갔다 했다.
따라서 법원에서 내려진 정의란 것은 공평성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담배회사들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징벌적인 효과도 불분명하다.
잇따른 소송으로 많은 회사들이 파산했던 석면산업의 경우처럼 담배소송에서도 담배회사들의 파산행렬이 재연될 것이라고 혹자들은 말한다. 그러나 담배회사들은 막대한 재판비용을 감수하면서 계속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들은 담배에 높은 세금을 부과해 담배 수요를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담배소송과 담배세금과세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담배에 부과된 세금은 경제에 환원이 되는 반면, 담배소송의 배상금은 경솔했던 흡연자 개인과 그들의 상속자의 배만 채워준다는 것이다.
물론 개인들은 소송을 할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법원 시스템은 담배의 실질적 해악성과 대부분의 흡연자들이 담배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보다 합리적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흡연 억제를 위해 더 많은 정책이 필요한 만큼, 이 정책은 법원이 아닌 의회에서 마련되어야 하며, 각종 규제와 세금과세를 통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