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전후해 중국관광시장에 악재가 속출, 국내 여행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가장 큰 악재는 월드컵 기간 중국내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다는 점.
여기에다 중국당국이 지난 1일부터 해외여행의 인원을 제한하는 '여행쿼터제'를 전면 시행함에 따라 중국인 여행객들의 한국 입국이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인의 '반한감정'은 관영언론인 CCTV 등의 편파보도가 불을 지른 것으로 분석된다. 월드컵 기간 중국의 일부언론은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주최국의 횡포'로 오도하면서 반한감정을 부추기기 시작했으며, 지난달 13일 서울에서 열린 중국-터키 예선경기에서 한국 관중들이 터키팀을 일방적으로 응원하자 편파보도와 반한감정이 극에 달해, 한 때 현지 한국교민들이 외출을 자제해야 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출장을 다녀온 회사원 박삼엘씨는 "중국 일부 언론의 월드컵 편파보도는 대회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라며 "파룬궁의 확산 등으로 잔뜩 긴장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인접국인 한국의 급부상과, 축구를 통한 중국 대중들의 열광을 곱게 볼 리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전격 시행한 '여행쿼터제' 역시 체제 단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국 정부는 월드컵 기간에도 불법 이민 단속을 이유로 경기 관전을 위한 한국행 여행객의 출국 심사를 까다롭게 해 대규모 해약소동을 빗기도 했다.
여행쿼터제는 국가가 매년 출국할 해외여행 인원수를 미리 정해놓은 뒤 여행사별 외국인 유치실적에 의거, 해당여행사에 내국인 출국자수를 할당해 주는 제도이다. 이 제도가 그대로 적용될 경우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수준인 44만4,000명 선에 묶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여행쿼터제는 중국의 경제 자유화 시책과 부합되지 않으므로, 엄격하게 시행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공희선 한국관광공사 중국ㆍ동남아팀 과장은 "여행쿼터제는 외화의 유출을 막는 동시에, 사회기강을 다잡자는 중국정부의 양수겸장으로 이해된다"면서도 "WTO 가입으로 무역장벽을 낮추고, 경제규제를 풀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매우 모순된 조치이므로,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