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우대금리 이하 대출이 급증하고 대출 경쟁이 격화되는 등 은행 대출행태가 크게 변하고 있다.그러나 우대금리를 하회하는 저금리대출 혜택이 기업에만 집중되고 가산금리 폭도 겉으로는 좁혀졌지만 실제로는 이전보다 훨씬 늘어나 은행들이 가계대출에만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단저장고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이 장기대출보다 단기대출을 선호하고 은행들도 단기성 수신에 주력, 은행 여수신구조 단기화도 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은행의 대출금리 운용현황과 시사점 및 전망」에 따르면 실세금리 하락으로 우대금리가 최저대출금리였던 이전과 달리 우대금리를 밑도는 대출이 급속히 증가, 전체 신규대출의 40%를 넘어섰다.
우대금리 이하 대출(신규대출 기준)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외환위기 직전인 지난 97년 11월 2.9%에 불과했으나 98년 중반이후 급증하기 시작, 지난 4월중에는 전체 신규대출의 43.2%가 우대금리 미만으로 대출됐다.
지난 4월중 우대금리 미만 대출금 비중을 차입주체별로 보면 중소기업 58%, 대기업 37% 등 기업대출이 95%를 차지했다. 한은은 나머지 5%는 예금담보대출이나 지자체의 특별자금조성과 연계된 대출이며 우대금리 미만의 개인대출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외환위기 이전 3.75~6.0%포인트 수준이던 가산금리 폭이 은행들의 규정개정으로 외견상으로는 4.0~5.0%로 좁혀졌으나 우대금리미만 대출급증에 따라 실제로는 7%포인트까지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는 은행들이 우대금리 미만의 기업대출에서 발생한 손실 또는 이익감소분을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가계대출을 통해 보전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저금리 기조하에서 기업들이 시장금리와 연동한 단기대출을 선호함에 따라 은행들도 단기성수신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최근의 특징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를 반영, 증시 자금집중현상에 따른 은행권 수신 급감 추세 속에서도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채(RP), 표지어음 등 단기시장성 수신은 지난 4,5월 두달간 4조3,177억원 증가했다. 은행관계자는 『은행 여수신고조가 단기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밖에도 은행들이 이전과 달리 우대금리를 세분화하고 대출금 중도상환시 상환수수료를 물리거나 차주의 신용도 변화시 대출금의 중도 회수 또는 대출금리의 상향조정 등 새로운 대출행태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