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금융시장 "고마워요, 옐런"

각종 리스크에 낙관론 피력… 미·유럽 등 주가 큰 폭 상승

신흥국 투자심리도 호

"뉴욕증시 대공황 전과 비슷" 월가 일각선 경계론도 나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옐런 훈풍'이 불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신임 의장이 취임 후 첫 공식 석상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각종 리스크에 대해 낙관론을 피력하자 미국·유럽 등 선진국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오르고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 월가에서도 금융위기 우려로 인한 신흥국의 자금이탈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옐런 의장은 지난 11일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의 고용지표를 보고 (너무 저조해) 놀랐다"면서도 "한파가 경제활동을 위축시켰을 수 있다. 악화된 지표만 보고 경제 전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미국의 신규 일자리 증가세가 예상에 크게 못 미치자 시장에서는 소프트패치(경기회복 중 일시침체) 국면이 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지만 옐런이 직접 이를 해명한 셈이다.


이어 옐런 의장은 신흥국발 미국 경기위축 우려도 불식시켰다. 그는 "신흥국 위기 등이 미국의 경제전망에 심각한 위험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제로 수준인 기준금리의 인상 문제와 직결되는 고용시장 추세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해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최저 수준으로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6개월 이상 노동시장에서 떨어져나간 장기실업자가 비이상적으로 많고 풀타임 일자리를 원하면서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근로자의 수도 너무 많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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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옐런의 발언에 글로벌 주식시장은 일제히 상승했다. 12일 일본 증시는 이날 나온 12월 기계수주 증감률이 전월 대비 -15.7%를 기록해 이전치(9.3%)를 크게 밑돌았음에도 장중 1%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다. 홍콩 증시가 장중 1% 넘게 올랐으며 이외에 인도·인도네시아 증시도 0.5%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다. 11일 뉴욕과 유럽 증시 모두 1% 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올초 위축됐던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페더레이티드인베스터스의 주식투자전략부문장인 필 올랜도는 "옐런 의장이 미국 경기가 회복국면에 있고 신흥국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심어줬다"며 "최근 미국 증시 매도세는 과도했다. 신흥국 시장이 호전되고 미국 경제지표가 나아지면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흥국에 대한 낙관론도 나오고 있다. 미국 투자회사 템플턴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11일 블룸버그TV에 "시장이 신흥국 주식 가치가 이제는 좋아보인다고 말하기 시작했다"며 "자금이탈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모비우스 회장은 불과 나흘 전만 해도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더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한 인물이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도 11일 "신흥국이 1998년 위기 때보다 다양한 방어벽을 쌓아놓아 혼란에 더 잘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SCI 신흥국주가지수의 1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9배로 MSCI선진국지수(14배)에 비해 크게 낮다. PER가 낮다는 것은 향후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다만 금융시장 혼란이 완전히 끝났다는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마켓워치는 맥클레런 마켓리포트의 분석을 인용해 현재 뉴욕 증시 움직임이 1929년 대공황 직전과 매우 흡사하다고 보도했다. 맥클레런 측은 "지금부터 오는 5월 사이 증시가 대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흥국들이 본격적으로 선거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는 점도 문제다. 전세계 금융위기 역사 전문가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서 '지금은 다르다'에서 "역사적으로 선거는 정책 컨트롤타워 내 혼란을 일으켜 금융위기를 부추긴다"며 "2008년 미국 대선도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데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금융 취약국은 올해 줄줄이 선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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