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6일,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추모식이 거행됐다. 34년이 지난 지금도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집권기간 이룩한 경제성장의 공과 독재를 했다는 과로 엇갈린다.
그렇다면 박정희 대통령 재임기간의 주식시장 성적표는 어떨까.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한 1961년 5월6일부터 9대 대통령 재임기간인 1979년 10월26일까지 18년여 동안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은 무려 7,400%에 이른다. 4대 윤보선 대통령의 1년 반 재임기간 동안 중앙정보부의 증권 파동 여파로 증시가 290%나 올랐으나 이 기간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사실상 통치권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때의 주가 상승도 포함한 결과다. 이는 연간 상승률로만 따져도 401%에 달한다. 당시 개발 붐을 타고 우리나라 경제가 고도성장기를 구가한 덕분이다.
역대 대통령 중 주가 상승률이 다음으로 높았던 대통령은 전두환 대통령이다. 1979년 12월12일 정권을 잡은 후부터 11~12대 대통령을 거친 8년여 동안 주가 상승률은 441%에 달했다. 연간 상승률로도 53%의 상승으로 1980년대 후반의 세계적인 3저 호황기를 맞는 운도 따랐다. 재임기간 중 주가지수가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으로 2003년 취임해 2008년 퇴임할 때까지 주가는 178.9%나 급등했다. 연간 상승률로도 34%의 상승이자 단임 대통령 중에서는 역대 1위의 기록이다. 이 밖에 이승만 대통령의 재임기간에도 주가는 58.2% 올랐으며 김대중 대통령 때도 13.94% 상승했다. 노태우 대통령 때는 2.44% 상승에 그쳤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겪은 김영삼 대통령의 재임 중 주가는 오히려 19.61%나 하락, 5ㆍ16으로 실권을 잃은 윤보선 대통령의 하락률 기록인 19.02%를 제치고 최하위를 기록했다. 또 10ㆍ26 이후 정치적 혼란기를 겪은 최규하 대통령 때도 3.11% 하락했으며 허정ㆍ장면 내각 때도 0.52% 떨어졌다. 그러나 연간 하락률로 따지면 김영삼 대통령 당시의 주가 하락률은 3.92%인 반면 재임기간이 단기간에 그친 윤보선ㆍ최규하 대통령 당시의 주가 하락률은 24%가 넘는다.
지금도 증권사 객장을 찾는 60대 이상 투자자 가운데 ‘박통 주가’를 회상하는 이들이 적잖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주가지수는 매년 갑절로 급등하며 투자자에게 대박을 안겨줬기 때문이다. 박정희 대통령 못지않게 박근혜 현 대통령도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선대 대통령이 풀지 못한 숙제가 남겨져 있다. 놀라운 주가 상승에 비해 그 열매가 골고루 분배되지 못했던 점이다. 올 2월 1,997포인트에 출발한 박근혜 정부의 주가지수는 8개월이 지난 현재 2,030포인트로 2.43% 상승에 그치고 있다. 대선 당시 약속한 ‘코스피 3,000 시대’의 성장논리에 못지않게 증시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이 소외되지 않는 복지정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