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北 권력승계 불안감 다소 해소… 코스피 장초반부터 상승세 유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크게 동요하던 국내 금융시장이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았다. 중국 정부가 김정은 체제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면서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던 북한 권력승계에 대한 불안이 다소 해소됐기 때문이다. 다만 증시전문가들은 유럽 위기가 여전히 진행형인데다 북한 이슈도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남아 있는 만큼 당분간 신중한 투자를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13포인트(0.91%) 상승한 1,793.06에 마감됐다.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부터 오름세로 출발해 장중 내내 큰 변동 없이 0.5%~1.0% 수준의 상승폭을 유지했다. 외국인투자자가 이날도 3,348억원을 팔았지만, 개인이 1,687억원을 순매수했고 연기금과 투신, 기타계자금도 각각 501억원, 416억원, 1,028억원씩 저가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날 5% 이상 하락했던 코스닥지수도 12.00포인트(2.51%) 오른 489.61에 끝마쳤다. 코스피200지수선물 3월물은 기타계를 제외하고 외국인, 기관, 개인이 모두 순매수에 나선 덕분에 전날보다 1.30포인트 상승한 232.30에 마감했다. 프로그램매매도 324억 순매수로 4거래일 만에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채권가격도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한 3.38%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의 국고채 수익률이 0.03~0.05%포인트 내렸다. 원ㆍ달러 환율도 크게 하락했다.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60전(1.07%) 오른 1,162원20전에 장을 마쳐 김 위원장 사망 2거래일 전인 지난 15일(1,163원) 수준보다 더 내려갔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에 급격하게 흔들리던 국내 금융시장이 단 하루 만에 안정을 되찾은 것은 후계자인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북한체제가 빠르게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한의 최대 우방국인 중국 정부가 김정은 체제에 대해 지지발언을 한 것을 비롯해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이 이날 베이징 주재 대사관을 방문해 조문까지 하면서 북한 체제가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김정일 사망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우려는 전날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가 중국 정부가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면서 투자심리도 안정됐다”며 “좀더 차분히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당장의 급변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하지만 현 시점에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 사망이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김일성 사망 당시와는 다르고 군부내에서 김정은의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북한의 권력승계가 순조롭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은 “김일성 사망 당시는 김정일이 준비된 지도자였고 글로벌 경기도 매우 좋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금융시장 충격이 덜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유럽 위기에 더해 북한 불확실성의 장기화 가능성도 있는 만큼 공격적으로 주식을 사들이기는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북한 문제가 아니라도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설이 계속 제기되는 등 기업 펀더멘털 자체를 흔들 만한 유럽 악재가 진행되고 있다”며 “북한의 경우도 권력승계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당분간은 조심스럽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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