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벤처 대박' 산실 되려면

벤처기업들에 교육·연구개발(R&D)·마케팅·자금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잇달아 문을 열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0일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을 갖고 대전·세종 지역에 창조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SK가 혁신센터를 발판으로 신생 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해 '벤처 대박'을 일궈내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은 지난달 대구에 이어 대전이 두 번째이며 내년 말까지 부산·광주 등 17개 주요 도시에 만들어진다. 대기업들이 지역을 한 군데씩 맡아 그 지역 벤처의 아이디어가 제품과 서비스로 상품화되도록 도와주자는 게 혁신센터의 본래 취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구· 대전 혁신센터 오픈 행사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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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은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가 구체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혁신센터 구상이 현실화되면 이스라엘 부럽지 않은 벤처 강국이 되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창조경제 추진에 힘을 불어넣기 위해 대통령이 주재하는 창조경제전략회의 신설도 검토 중이라고 하니 이전처럼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사업이 아닐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하지만 벤처 활성화는 단기에 승부를 걸 수 있는 게 아니다. 국민들에게 서둘러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 보면 벤처 거품만 키우고 결국 기업경영과 국가경제에 큰 부담을 줄 뿐이다. 아니나 다를까, 벌써부터 '성과에 급급한 정부가 기업의 등을 떠밀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급조했다' '모 그룹은 그 지역을 맡기 싫어했다던데' 하는 불만 섞인 소리가 들린다.

이래서는 벤처 육성은커녕 다음 정권에서는 혁신센터의 존립이 힘들지 모른다. 장기계획도 없이 치적 쌓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정책이라면 빨리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2000년대 초 뜨겁게 달아올랐던 벤처 붐이 왜 순식간에 꺼져버렸는지를 되새겨보면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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