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책과 세상] 끝없는 전진? 숨겨진 퇴보!… '역사 발전론'에 경종

도전·좌절, 공존·충돌 반복해온 15만년 '인류의 발자취' 추적<br>문명 발전할수록 위험 높아져 "과거 돌아보고 미래 준비해야"<br> ■ 인류의 역사 (시릴 아이돈 지음, 리더스북 펴냄)


이 책은 인류의 기원, 신석기 혁명, 종교의 탄생, 제국들의 흥망성쇠, 수레바퀴부터 인터넷까지 인간의 발명, 정치사상, 기술혁명 등 인류 문명사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주요 장면 45개를 통해 인류의 발전사를 추적한다. 전체적인 내용은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아 시아 역사도 상당 부분 할애했다.

인류는 어떻게 진화해왔고 미래는 과연 낙관적인가. 인류가 거센 변화의 물결에 휩싸이면서 과거 인류는 어떻게 걸어왔는지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 책은 15만 인류역사에서 전개됐던 도전과 좌절, 공존과 충돌, 발전과 퇴보의 사건들을 짚어본다. 인류의 기원, 신석기 혁명, 종교의 탄생, 제국들의 흥망성쇠, 수레바퀴부터 인터넷까지 인간의 발명, 정치사상, 기술혁명 등 문명사의 패러다임을 바꿨던 주요 장면을 45개로 나눠 인류의 발전사를 추적했다. 전체적인 내용은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아시아 역사도 상당 부분 할애됐다. 특히 인간 생존의 물질적 토대가 된 두 가지 변화인 정주농업과 산업혁명을 깊이 다뤘다. 신석기 시대 세계 곳곳에서 등장한 정주농업은 문명의 근원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간은 특정 지역에 정착해 촌락을 이룰 때까지 농사를 짓지 못했기 때문에 촌락은 진정한 의미에서 문명의 근원이라고 저자는 본다. 저자는 18세기를 전후해 유럽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을 신석기 혁명에 버금갈만한 획기적인 사건으로 본다. 산업혁명 자체가 순차적 과정의 결과가 아니라 행운의 변수를 가진 힘들이 뒤섞여 상호작용을 일으킨 결과였다고 파악한다. 단편적인 역사 지식을 하나의 큰 줄기로 엮어냄으로써 독자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는게 저자 시릴 아이돈의 말이다. 저자는 그러나 인류의 역사를 행복과 불행, 진보와 퇴보의 반복된 과정으로 파악하면서 중단없는 전진이 언제까지나 계속되리라고 믿는 역사 발전론에 경종을 울린다. "역사학도라면 누구나 지난 15만년간 인류가 겪은 퇴보의 횟수에 놀라고, 인간이 얼마나 허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거대한 힘을 지닌 자연 앞에서 미래를 운운하기 앞서 머리를 낮추는 자세부터 가져야 할 것이다" 인류 역사는 수많은 성공의 역사며 무한질주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발상지인 아프리카에서 전세계로 퍼져나간 인류는 달나라에도 한 발을 내딛고, 복제 동물을 만들어내며,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바로 눈앞에서 현실로 이뤄지고 있고 그 속도는 체감할 수 없을 만큼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불어닥칠 가능성은 높아진다. 정치갈등, 종교갈등, 환경오염, 각종 범죄, 유행병 등 난제가 숨어있다. 저자는 다가올 미래를 낙관할 수만없기 때문에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류는 그간 자연적이든 인위적이든 적지않은 실패를 경험했고, 같은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군비제한이나 지구 온난화처럼 인간의 힘으로 해결가능 한 문제들을 슬기롭게 풀어가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강조한다. 화산폭발, 지진, 치명적 전염병과 같은 것들이 인류의 진보를 가로막은 불가항력적인 요인이었다면 산업혁명에 따른 부작용, 열강의 식민지 쟁탈전, 두차례의 세계대전으로 초래된 비극,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한 빈부격차등은 그 인위적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래에 대한 최선의 예언자는 과거'라는 바이런의 말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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