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2011 시즌 일정을 발표했지만 추락한 위상을 끌어올리지 못 하게 됐다.
LPGA 투어가 7일(한국시간) 발표한 올 시즌 일정에 따르면 정규 대회 25개와 이벤트 대회 3개 등 28개 대회를 열기로 했다. 통상 연말에 하는 일정 발표를 2주 이상 연기할 정도로 LPGA는 고심했으나 대회 수는 지난해보다 1개 늘었으며 2008년 34개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로 대회를 크게 늘리는 데는 실패했다. 게다가 새로 생겨난 대회는 특이한 조건을 내걸어 선수들의 불만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3월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릴 예정인 새 대회 RR 도넬리 LPGA 파운더스컵은 상금규모도 확정짓지 못한데다 상금 전액을 기부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이 대회에서 받은 상금과 각종 포인트는 다른 대회와 마찬가지로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 등에 적용되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상금을 기부해야 한다. LPGA 투어는 여자골프의 발전을 위해 LPGA 재단에 기부한다는 논리를 내세웠으나 선수 입장에서는 기분 좋을 리 없다.
LPGA는 또 경제 불황으로 미국 스폰서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 밖에서 열리는 대회가 절반에 달하게 됐다. 올 시즌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는 13개뿐이며 12개 대회는 멕시코와 아시아에서 펼쳐진다. 특히 중국과 대만에서 대회가 신설되면서 아시아에서 무려 7개의 대회가 열린다.
한편 국내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LPGA대회인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올해 10월 첫째 주로 일정을 옮겼다. 매년 10월 마지막 주에 개최됐던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10월 둘째 주로 옮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와 갈등을 빚어왔다. 같은 기간 국내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컵 챔피언십이 열리기 때문. 결국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10월 첫째 주로 옮기기로 결정을 바꿨고 같은 기간 예정됐던 하이마트 챔피언십이 일정을 옮기며 양보해줘 대회 중복 사태를 피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