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재건축이 추진중인 서울 성수재개발구역 일대가 공공주도 시범사업지로 선정되면서 투자 문의가 급증하고 지분 가격도 뛰고 있다.
서울시가 절차 단축 등을 통해 조합원의 부담금을 수 천만원까지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2일 성동구 일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성수재개발구역의 대지지분 가격은 6월 중순에 비해 10~20%가량 올랐으며 급매물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성수동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한강르네상스 계획이 발표된 이후 거래건수 및 가격이 꾸준히 올라가다 지난 6월 들어 거래가 주춤해졌는데 최근 거래가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며 “아파트 가격은 최근 1~2주 사이 2,000만~3,000만원 가량 올랐으며 빌라 등 대지 지분 가격도 한달 전에 비해 10~20% 가량 상승했다”고 말했다. 현재 33㎡미만의 소형 지분 가격은 3.3㎡당 5,000만~6,000만원을 호가하고 있으며 12~13㎡ 미만의 초소형 지분은 호가가 3.3㎡당 1억원 이상까지 치솟았다. 대지지분이 60~90㎡에 이르는 대형 지분은 3.3㎡당 가격이 2,500만~3,000만원 수준이다.
특히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서울시가 올 초 성수동 일대를 ‘한강 르네상스’의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입주한지 15년 안팎의 ‘멀쩡한’ 아파트들까지 재개발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지난 93년에 입주한 청구한신 122㎡형은 지난해 말 평균 5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엔 6억원 선으로 올랐고 99년에 입주한 한신한강 109㎡형도 비슷한 폭으로 올랐다. 또 입주한 지 8년밖에 안된 성수동동양 105㎡형도 재개발 기대감에 지난해 말 5억7,500만원에서 6억2,50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이 일대 지분 가격도 단기간 급등했지만 빌라 및 연립주택에 살고있는 토지 등의 소유자들은 고층 아파트도 묶어서 개발할 경우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주민은 “대지지분이 30㎡ 안팎에 불과한 고층 아파트 수백~수천 가구를 저층 단지와 묶어서 개발하게 되면 사업성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된다”며 “입주한 지 10년도 안된 아파트를 부수고 다시 짓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또 최근의 아파트 가격 급등세에 대해 너무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존 110㎡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이 재개발 후 신축된 110㎡형에 들어가려고 해도 추가 분담금 납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총 부담금은 현재 매매가보다 비싸지기 때문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지지분이 적은 아파트 주민들이 기존 면적을 그대로 받으려 한다면 기존 뉴타운 수준의 용적률로는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며 “공공관리자 도입 여부보다 사업성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