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정부가 서비스 섹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다양한 서비스 직종이 생겨나야 합니다."
에드윈 트루먼(사진)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서비스 산업의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1일 열린 세계경제연구원의 20주년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트루먼 연구위원은 한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서비스업 육성을 꼽았다. 그는 "얼마 전에 이코노미스트에서도 한국과 관련해 제조업 분야는 1등급인데 서비스 업종이 덜 발전돼 있고 미국에 비해 서비스 직종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동물병원 간호사' 등의 보다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 직종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한다는 이야기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코노미스트와 미국 재무부 차관보 등을 역임한 세계적 경제전문가인 트루먼 연구위원은 한국 정부의 시책인 창조경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도 자신의 책에 쓴 적이 있는데 국내총생산(GDP)이나 국민총생산(GNP)의 '무게'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지금은 비슷한 건물을 짓더라도 IT가 융합된 스마트 빌딩으로 만들고 컴퓨터나 휴대폰도 점점 스마트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발전이 GDP와 GNP에는 반영되고 있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런 것이 혁신의 성과"라며 "아마존처럼 창의적인 사업 모델을 한국이 따라 해서 안 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민간 분야에서 그 같은 혁신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이밖에 그는 "한국ㆍ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들이 국제 사회에서 더 많은 책임을 나눠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루먼 연구위원은 "미국 같은 경우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전세계를 리드하게 됐지만 지금은 아무도 세계의 리더를 자처하려 들지 않는다"며 "이제는 연합체(Coalition building)를 세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강대국뿐만 아니라 한국 같은 신흥 강소국들도 역할을 나눠 맡을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어 "인구 5,000만의 한국은 작은 나라가 아니다"라며 "경제 규모로 봐도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루먼 연구위원은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수출의존도와 관련해 "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수출로 성장률을 높여왔는데 앞으로도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며 "세계 경제에 기여하는 것 같지도 않다"고 말했다. 수출의존형 성장 모델이 이미 효력을 잃었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그는 특히 중국의 경우 더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 이전까지와 다른 정치적ㆍ경제적 동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