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환율 급락에 두번 웃는 론스타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이 아우성 치고 있으나, 국내 자산에 투자한 해외 펀드들은 환차익을 기대하며 미소를 짓고있다. 특히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환율 급락이 환차익 제공은 물론 외환은행 매각 작업을 도울 수도 있어 일거양득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8년5개월만에 최저수준인 953.20원으로 떨어졌다. 원.엔 환율도 8년4개월만에 810원선 아래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수출채산성 악화를 우려해야 하는 수출기업들로서는 원.엔 하락으로 일본 기업들과의 수출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마저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에 빠진 셈이다. 그러나 국내 주식에 투자한 해외펀드들은 환율 급락을 환차익 기회로 활용할 수있어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 주가가 12거래일 연속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주식 매매 차익도 함께 거둘수 있어 '꿩먹고 알먹고'인 셈이다. 특히 4조5천억원의 차익을 올리고도 세금 한푼 내지않아 `먹튀' 비난을 받고 있는 론스타가 해외펀드들 가운데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매입한 지난 2003년 10월30일 1천181.60원이던 환율이 2년반동안 무려 228원 가량 급락해 2천670억원 가량의 환차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 선정한 지난달 23일에 비해서도 210억원 가량 늘어난규모다. 또한 환율 급락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조기매각을 도울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지분 매각대금 환전 수요가 달러공급 폭주에 따른 환율 급락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대금은 약 67억달러로 최근 환율 급락세를 이끈 현대중공업 등 3대 조선업체의 수주분 57억달러와 지난 7일까지 6거래일간 외국인 주식순매수분 14억달러를 상쇄시킬 수 있는 규모다. 외환당국으로서는 론스타를 유일한 구세주로 여길 만한 상황이다. 나라빚이 3년새 114조4천억원이나 늘어나며 지난해 248조원에 달한 데다 한국은행 적자도 1조8천776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상태라 수십억 달러를 매수하는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기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이다. 지난달초 코메르츠방크의 외환은행 지분매각 대금이 롯데쇼핑의 해외상장에 따른 자금 27억달러 가운데 7억달러와 맞교환되며 환율 하락의 완충 역할을 한 점을감안하면 외환당국이 직.간접적으로 론스타의 조기 환전을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도나오고 있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그동안 외환당국이 롯데쇼핑 자금의 중립적 처리 의사를밝혀온 점을 감안하면 코메르츠방크와 롯데쇼핑간 빅딜을 중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론스타의 달러 선매수를 유도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헐값매각 논쟁과 검찰 조사 등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론스타의 외환은행 재매각을 막을만한 사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근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검찰수사와 감사원 감사가 외환은행 매각문제와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당국은 론스타의 지분매각이 환율 상승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환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론스타에 협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할 예정인 론스타가 선물환을 통한 달러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환전 일정 등은 론스타가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지만 외환시장에서는 그런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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