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훨훨 난다는 중국펀드 지금 올라타도 될까요

무작정 열풍 동참땐 되레 역풍… 지역·종목 등 꼼꼼히 살펴야

■ 후강퉁 효과로 잇단 고수익… 중국 펀드 투자 전략




● 본토 투자? 홍콩 투자?

후강퉁 시행이후 본토 증시 급등 부담


상대적으로 덜 오른 홍콩 등 범중화권 관심을

● 어떤 종목에 투자할까

금융주 등 일부 종목에 집중하는 압축상품 눈길

신성장 정책 수혜 받는 환경·헬스케어 등도 유망

● 지수연계 펀드도

A50·CSI300지수 추종

ETF상품 가입하면 상하이·심천 등 본토 상장

시총 상위종목 집중투자


올해 취업에 성공한 정민주(27·가명) 씨는 최근 마땅한 금융투자 자산이 없어 고민이다. 결혼도 하고, 집도 마련하려면 일찍부터 재테크를 해야 하는데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국내 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자니 주가 전망이 시원찮다.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에 투자하면 단기간에 7% 내외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지만 최근 대형주나 유가 등 기초자산이 문제가 된다는 기사를 많이 접했던 터라 투자하기가 망설여진다.

정 씨는 중국 펀드에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그렇지 않아도 후강퉁이나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제도 시행,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중국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정씨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 씨처럼 중국 펀드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펀드로 중국에 투자할 때는 상품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같은 중국 주식형 펀드라도 본토 펀드, 홍콩 펀드, 중소형주펀드,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압축 투자하는 펀드, 주가지수와 연계해 투자하는 펀드 등 다양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해외 펀드에 목돈을 넣었다가 원금손실로 피해를 본 뒤 유망한 중국 펀드로 갈아타려는 투자자들이라면 상품 전략을 상세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해외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에게 세금 부담을 줄여줬던 손실상계 혜택이 올해로 종료되기 때문이다. 중국 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을 올리려면 내년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의 전망, 유망한 종목 및 지수 흐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올해 후강퉁 시행으로 중국 본토 펀드들이 고수익을 기록했다. 후강퉁이란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기존에는 외국인들의 상하이 증시 투자가 제한적으로 수용됐지만 후강퉁 시행으로 홍콩거래소를 통해 우회적으로 상하이 증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후강퉁 시행을 전후로 글로벌 투자자금이 상하이 시장으로 쏠렸다.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주식들이 홍콩에 비해 저평가된 상태였기 때문에 상호 교차매매가 허용되면 상하이에서 거래되던 종목들의 상승세가 점쳐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홍콩에 투자하는 펀드에 비해 중국 본토에 투자하는 펀드의 성과가 더 좋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설정된 중국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를 A주(본토)와 H주(홍콩) 투자 펀드로 나눠 연초 후 성과를 비교해봤더니 평균 33%포인트의 수익률 격차가 발생했다. 127개 중국 본토 펀드 가운데 올해 설정된 111개의 연초후(12월 18일 기준) 평균 수익률은 35.74%다. 반면 올해 설정된 128개 홍콩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2.45%다.

개별상품 가운데 'KB중국본토A주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이 연초 후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 펀드의 A-E클래스 상품의 경우 연초후 74.18%를 기록 중이다. '삼성중국본토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파생재간접형]' 역시 연초후 72.89%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자랑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상하이주들의 상승세와 더불어 지수상승률의 두 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운용전략에 힘입어 최상위권 수익을 기록한 펀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후강통 시행 전부터 A주들이 신규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에 큰 폭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H주 시장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는 중국본토A주 시장에 기관과 일반 투자자들의 자금이 들어와 펀드 성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2015년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후강퉁이 본토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보니 한쪽이 고평가되면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증시가 수혜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예상 투자 기간과 중국 내 지역별 증권시장 전망에 따라 A주 혹은 H주 펀드에 가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상하이 증시가 단기적으로 올라 부담스러운 수준인 것은 맞지만, 당분간 조정 기간을 거친 후 다시 본토 펀드에 투자 자금이 몰리며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후강퉁을 통한 외국인 전체 투자한도가 3,000억위안이지만 한도가 높아질 수 있고, 선전거래소와의 교차 거래까지 허용되면 상하이 증시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 여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가 변경되고 2016년부터 중국의 상하이 주식이 대거 담기기 시작하면 매수세도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본토에만 투자하는 것보다 홍콩을 포함한 범중화권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장은 "후강퉁 영향으로 중국 시장이 큰 폭의 상승을 보였는데 내년 상반기까지는 중국도 유망하게 보고 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2016년부터 시작되는 13차 경제개발계획에 따른 규제와 개혁 압력으로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1년 이상 중국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본토펀드보다는 범중화권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이어 "후강퉁 이후 본토 증시가 급격하게 올라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상대적으로 오르지 않은 홍콩종목과 항셍지수에 중국 투자 수요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증시에 상장된 여러 종목이 아닌 일부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은 압축형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잇따른 중국 자본시장 개방으로 증시 전반적으로 온풍이 부는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강통 실시 이후 중국의 금융주들이 급등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최대 거래금을 기록한 종목은 중국평안보험으로 1조9,000억원 가량 거래됐으며 주가 상승률은 27.60%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등 일부 유망 종목에 압축 투자하는 상품에 가입하려면 FTSE China A50 지수와 CSI300과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ETF는 주식처럼 일일 거래가 가능하다. 이들은 상하이와 선전 등 중국본토에서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에 집중 투자한다.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TF처럼 A50이나 CSI300과 같은 지수 연계 상품에 가입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 투자할 수 있다.

중국 ETF 가운데 '삼성KODEX FTSE ChinaA50증권상장지수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이 연초 후 55.56%를 기록하며 가장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레버리지ETF에 가입해 지수 상승률의 2배 수익률을 올릴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8월 '미래에셋TIGER합성-차이나A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혼합-파생재간접형)'을 출시해 최근 3개월 간 107.45%의 수익을 기록 중이다.

중국의 유망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6월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H[주식]'를 출시했다. 중국의 중소형주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신성장 정책에 따라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건전한 소비 진작, 친환경, 인구 노령화 대응과 같은 정책기조에 따라 정보기술(IT)·헬스케어·환경 섹터와 소비재 업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데, 이러한 업종들이 대부분 중소형주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펀드 투자로 종합과세 걱정? 증권사 랩 있잖아요!

랩에서 나오는 소득은 배당소득 아닌 양도세로
종합과세 포함 안돼… 관련 상품 출시 잇달아

김창영 기자

고액자산가들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문제로 중국 펀드 투자를 망설일 수 있다. 해외펀드에 가입한 후 얻는 자본이득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고 이는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증권사가 운용하는 랩(wrap)에 가입하면 절세 혜택을 노릴 수 있다. 랩은 개인이 개설하는 계좌(어카운트)에 자금을 넣고 개인 명의로 운용되기 때문에 랩에서 나오는 소득은 배당소득이 아닌 양도소득세(22%)로 과세된다. 게다가 매매차익의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증권사들은 고배당주, 1등내수소비주 등 저마다 유망한 종목을 가려내는 전략을 앞세우며 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2일 '아임유 랩-후강퉁고배당플러스'를 출시했다. 고배당 매력이 높은 상하이A주에 주로 투자해 평균 3% 중후반의 배당수익률을 추구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중국의 일부 국영은행은 7%, 일부 자동차 및 유틸리티 기업들은 5%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어 한국의 배당수익률보다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이달 9일 '하나 중국본토1등주랩'을 출시했다.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아모레퍼시픽 등 한국의 대표 소비재기업들이 성공한 모습에서 힌트를 얻었다. 상하이 및 선전 증시에 상장된 종목 가운데 중국 내수시장 1등 브랜드를 보유해 고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에 투자한다.

정윤식 하나대투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1990년대 초반 한국과 대만의 사례를 비춰볼 때 금융시장 개방 이후 주식시장도 상승했다"며 "특히 시장 점유율이 높은 내수 소비재 산업의 1등주들은 장기적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15일 '신한명품 중국본토 자문형 랩'을 선보였다. 연간 약 270회 현지 기업을 탐방하고, 600회 가량 종목 세미나에 참석해 유망한 종목을 가려낸다. 고배당·저평가 종목, 장기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대표종목을 발굴해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