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22일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설 이전 합당 제의’에 대해 “통합에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시당을 방문해 최고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합쳤으면 좋겠다는 것이 국민적 여망, 호남 지역의 여망인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 정신에 입각해 통합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어 합당의 조건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기득권과 지분을 앞세우지 않고, 또 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진정한 통합의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런 자세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분 싸움만 한다든지 어떤 조건을 내세운다든지 그렇게 해서 또 다른 하나의 지리한 싸움과 분쟁이 이어진다면 그것은 국민이 바라고 국민이 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양당은 별도의 협상 전담조직을 만들지 않고 사무총장급 협상을 통해 합당 조건들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계륜 대통합신당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기자와의 통화에서 “양당이 서로 지분에만 연연하지 않는다면 설 이전의 통합도 물리적으로 가능하다”며 비교적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다만 “손 대표의 발언은 양당이 합당하는 과정에서 자기 희생과 양보의 정신을 보여 국민에게 감동을 줄 때에만 통합의 효과가 있다는 뜻”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합당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손 대표의 간담회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통합해 강력한 중도개혁 통합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통합의 원칙으로 ▲설 이전 통합 마무리 ▲통합 후 내부쇄신과 객관적 공천원칙 수립 등을 제안했다.
손 대표 역시 이날 간담회에서 “공천은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한다”며 “객관적 공천을 보장하는 중립적인 공천심사위원회를 만들고자 한다”며 박 대표와 코드를 맞췄다.
그는 다만 대선책임론과 관련한 당내 인적 물갈이 가능성에 대해서는 “획일적으로 어떤 사람들을 (특정 계파라는) 일정 틀에 가둬놓고 양도절단하고 마녀 사냥식으로 배제하는 것은 선진 민주정치가 아니다”라며 “(대선 참패에 대해) 어떤 특정 그룹(의 책임)이라고 획일적으로 단죄하는 것은 정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계열과 친노 계열 등을 끌어안아 당 분열을 막기 위한 탕평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