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기업들이 신규 사업에 속속 뛰어들며 수익구조 다변화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상장사의 수익구조 다변화 움직임이 경기 변동에 따른 실적 감소의 우려를 줄일 수 있는 데다 새로운 먹거리 창출로 기업의 지속성 등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회사 정관에 화장품 제조와 도소매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이달 초 주주총회가 끝난 뒤 화장품브랜드인 비디비치의 인수에 뛰어드는 등 화장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아세아시멘트는 지난 8일 공시를 통해 메탈실리콘 사업 진출해 2014년부터 말레이시아에서 3만5,000톤 이상의 제품을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탈실리콘은 폴리실리콘의 원재료로 반도체,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조명 등에 두루 사용된다. 아세아시멘트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소재산업에 진출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행알선업체인 하나투어도 지난 6일 무려 20가지의 신규사업을 정관에 추가하며 사업구조 다변화에 뛰어들었다. 하나투어는 이를 통해 문화ㆍ스포츠 티켓판매업, 숙박업, 음식점업, 유원지 운영업 등 여행 관련 사업뿐 아니라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대한 투자ㆍ인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창업자에 대한 투자 등까지 손을 뻗칠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지난해 신사업팀이 꾸려져 공연 티켓판매와 호텔사업은 올해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인수합병(M&A), 벤처투자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조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역시 각각 천연조미료ㆍ고기통조림과 정보통신(IT) 사업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고 음식료제조업체인 대상은 사업목적에 탁주와 먹는 샘물 사업으로, 하이트진로도 수입시장 확대를 위해 외국산 주류의 수입판매와 소매업, 위스키 제조와 판매업, 주류 수출업 등을 사업 영역에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상당수 기업들이 신규사업 강화에 나선 이유는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해 경기변동에 따른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상근 한맥투자증권 연구원은 “여행레저업종 등 상대적으로 경기 변동에 민감한 기업들은 수익성 다변화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다”며 “하나투어는 호텔, 티켓매매 등 유관 분야부터 시작해서 장기적으로 M&A투자 등까지 나서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 계획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의 유통 채널 등을 활용한 신사업 진출로 비용은 줄이고 실적은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사업 진출과 롯데칠성음료의 맥주시장 진출 등이 이런 맥락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화장품 시장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유통채널을 통해 손쉽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며 “해당 기업이 기존에 하던 비즈니스와 유사한 신규사업은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