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는 지난 2005년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있던 기존의 미국기술연구소를 확대ㆍ개편해 디트로이트 인근 슈페리어타운십 지역으로 이전했다. 미국기술연구소는 차량설계를 비롯해 종합적인 차량개발 기능을 갖춘 최첨단 자동차연구소다. 현대ㆍ기아차가 미국 현지에서 개발부터 생산ㆍ판매까지 완결할 수 있는 역량의 원천이다.
미국기술연구소는 남양연구소와의 협업으로 현대차 'NF쏘나타' 부분변경차(2006년)와 '싼타페' 부분변경차(2009년)를 개발하는 등 제품기획부터 양산 후 공장 지원에 이르기까지의 개발 및 기술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현지 소비자의 선호도를 반영한 특화사양을 연구하고 부품현지화로 개발원가 절감에도 기여한다. 브라질ㆍ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차종 연구개발 기지의 역할도 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기후조건이 험한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서 주행시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한 바퀴 10.3㎞의 타원형 3차선 트랙으로 최고 시속 225㎞까지 주행이 가능해 각종 고속주행 및 내구 테스트를 할 수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자동차 기술의 본고장인 독일에서는 유럽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유럽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고품질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엔진 다운사이징, 제어 로직 개발 등 유럽형 파워트레인을 완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준하는 감성품질 분야에도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체코ㆍ터키ㆍ슬로바키아ㆍ러시아 등 현지 공장의 품질개선 활동에도 대응하고 있다.
인도기술연구소는 2006년 현지 정보기술(IT) 인력을 활용해 해석 및 설계지원 업무를 전담하기 위한 연구소로 시작, 현재 또 하나의 핵심 연구기지로 성장했다. 2009년에는 연구소 건물을 신축하고 소형차 개발 전략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세계 주요 도시에 위치한 현대ㆍ기아차 디자인센터는 치밀한 과학과 따뜻한 감성의 융합을 통해 미래의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목표로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미국-유럽으로 이어지는 디자인 거점에서 협력연구를 통해 현대ㆍ기아차 고유의 디자인 정체성을 구축하고 더 나아가 세계 자동차 디자인의 흐름을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미국ㆍ유럽 디자인센터는 남양연구소 소재 디자인센터와의 긴밀한 협업으로 신규 모델 디자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콘셉트카를 디자인해 모터쇼에 출품하는 것은 각 디자인센터의 몫이지만 양산차종은 반드시 복수의 디자인센터가 협업해 디자인을 완성한다.
쏘나타(YF)는 한국과 미국의 글로벌 협업으로 탄생한 디자인 합작품의 좋은 예다. 초기 스케치 단계부터 풀사이즈 모델 디자인 개발은 미국 디자인센터와 남양 디자인센터의 경쟁을 통해 진행됐고 최종적으로는 두 센터의 결과물을 합쳐 디자인을 결정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6개 글로벌 연구소와 3개 디자인센터로 구성된 R&D 네트워크를 통해 품질과 스타일이 앞선 차를 개발해나가고 있다"면서 "시장별로 특화한 전략차종을 더욱 과감하게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