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포르투갈, 독일과 이탈리아가 4강을 형성한 가운데 오는 28일 오전3시45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돈바스 아레나에서는 지난 대회 챔피언 스페인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이끄는 포르투갈이 결승행을 다툰다.
흥미로운 점은 호날두가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소속이라는 것. 그는 리그에서 46골을 넣어 득점 2위(1위는 리오넬 메시)에 올랐다. 호날두는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이 주축인 스페인과 '국가대표판 엘클라시코'를 펼치게 된 셈이다. 엘클라시코(El Clasico)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전통의 라이벌전을 뜻한다.
현재 스페인 대표팀에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세르히오 부스케츠, 헤라르드 피케 등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넘쳐난다. 경기 스타일도 정교한 짧은 패스로 공격 점유율을 높이는 바르셀로나식 축구를 닮았다. 이에 맞서는 포르투갈은 호날두 외에 파비우 코엔트랑, 페페도 레알 마드리드의 일원이다.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막대한 비중처럼 호날두는 포르투갈 전력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골로 득점도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포르투갈로서는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의 0대1 패배를 설욕할 기회다.
29일 오전3시45분 열리는 독일-이탈리아전은 창과 방패의 대결로 압축되지만 양팀 골키퍼의 자존심 싸움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유일하게 4전 전승으로 올라온 독일은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이탈리아는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 수문장이다. 26세의 노이어는 '젊은 거미손'의 대표 주자다.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은 샬케 소속이던 그를 영입하기 위해 지난해 6월 무려 278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 4경기에서 실점은 4골. 34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전성기인 부폰은 4경기에서 두 골만 내줬다. 특히 8강 잉글랜드전에서의 승부차기 선방이 눈부셨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이 최근 25년을 기준으로 뽑은 최고 골키퍼이자 남아공 월드컵 야신상(최고 골키퍼에게 주는 상)에 빛나는 부폰은 골키퍼도 주연일 수 있음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