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英 롤스로이스 '외국인 CEO 시대' 열리나

영국의 자존심이자 항공우주방산업체인 롤스 로이스가 창립 100여 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수장을 영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고급 승용차의 대명사인 롤스 로이스는 자동차 사업 부문은 지난 1998년 독일 BMW 에 매각하고 현재는 항공기 엔진ㆍ원전 터빈 등을 제작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정부는 롤스로이스가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직에 해외 출신을 고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롤스로이스는 오는 6일 주주총회를 열고 관련 정관 수정에 대한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1987년 롤스 로이스를 민영화하면서 해외 자본의 롤스 로이스 인수를 막기 위해 ‘황금주(단 1주만 가져도 결의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주식)’ 제도를 도입했다. 롤스로이스가 군사 기술을 다루는 중요한 방산업체인 황금주 제도를 무기로 끝까지 거부권을 행사해 사실상 회장과 CEO는 영국인만 선임하도록 한 것이다. 황금주 조항은 같은 영국 방산업체인 BAE 시스템스에도 적용됐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최근 규제 완화 추세를 반영해 회장이나 최고경영자 중 한 명은 외국인을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외국인이 CEO로 임명되면 롤스로이스는 영국인들로만 구성된 안보위원회를 마련해야 하고 특히 원자력 사업부문은 계속 영국인만 수장을 맡을 수 있다. FT는 롤스 로이스가 지난달 존 로즈 전 CEO의 후임으로 영국인 존 리시튼을 영입했기 때문에 정관을 개정하면 회장직에 외국인을 기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롤스 로이스는 내년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는 사이먼 로버드슨 회장의 후임으로 미국 또는 또 다른 유럽 출신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롤스로이스는 외국인 수장 지휘 아래 글로벌 사업에 더 주력할 수 있게 됐다. 롤스 로이스는 전체 수입 중 85%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 롤스 로이스 대변인은 “이번 조치로 더 능력 있는 해외 인력에 접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BAE시스템스는 롤스로이스와 같이 정관을 개정할 계획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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