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칼레마 페트루스 모틀란테 남아프리카공화국 부통령과 만나 우리나라의 남아공 원전사업 참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만남에서 "원자력발전과 연구용 원자로, 화력발전 등 에너지 산업 전분야에 걸쳐 세계적 수준의 운영경험과 건설능력을 갖춘 우리나라가 원전건설 등 남아공의 전력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한국과 남아공이 멀리 있지만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이 정말 많다"면서 "특히 내가 (우리나라의) 첫 번째 원전건설에 깊이 관여했기 때문에 비록 원자력 전문가는 아니지만 원전에 대해 잘 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무기 비확산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합의가 있었다"면서 "대한민국이 평화적인 원자력 이용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모틀란테 부통령은 "이번 방한에서 한국의 발전된 원전사업을 시찰해 당면한 남아공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참고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신각수 외교통상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디푸오 피터스 남아공 에너지부 장관과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및 협력을 골자로 하는 한국과 남아공 간 원자력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양국 간 협정은 ▦원자력 기술연구 및 원자력발전소와 원자로 설계건설 ▦방사성 폐기물 분야 협력 ▦원자력 이용을 위한 공동조정위원회 설치 ▦원자력 품목 및 기술의 군사적 이용 금지와 핵물질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적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남아공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만2,000㎿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추진 중이어서 이날 협정으로 한국의 원전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넬리시웨 마구바네 남아공 에너지부 사무차관은 자국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과 관련, "전력난 해소를 위해 총 건설비 1조3,000억랜드(한화 약 210조원)가 소요되는 새 원전 6기를 건설할 계획"이라며 "중국과 프랑스ㆍ한국이 새 원전 건설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남아공이 이르면 내년 중 발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원전건설 입찰에 한국의 참여를 허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현재 케이프타운에서 950㎿ 규모의 소형 경수로 원전 2기를 운영 중인 남아공은 2025년까지 원전 발전량을 1만2,000㎿ 규모로 확충한다는 방침 아래 현재 에너지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며 올해 내에 이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