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면세점 운영권을 둘러싼 입찰 경쟁에서 호텔신라가 판정승을 거뒀다. 11일 한국공항공사가 진행한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권 입찰에서 화장품과 향수 등을 판매할 수 있는 A사업권은 호텔신라가, 주류와 담배 등을 취급하는 B사업권은 롯데호텔이 가져가는 것으로 결정됐다. 표면상으로는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가진 셈이지만 사실상 A사업 품목들이 면세 사업의 핵심 제품인 만큼 실속은 신라면세점이 챙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실제로 같은 면적의 면세점 공간에서 화장품과 향수 등을 판매할 경우 주류와 담배보다 매출액이 2배 이상 더 높게 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이에 대해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의 꽃인 화장품과 향수가 포함된 A사업권을 획득하게 됐다"며 "복수 사업자가 선정된 만큼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항 이용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5년간 롯데호텔이 단독으로 가졌던 김포공항 면세점 운영권 계약이 이달 말 종료됨에 따라 신규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을 진행, 기존에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400.2㎡ 규모의 공간에는 A사업권을, 확장공사로 새로 생긴 433.4㎡크기의 매장에는 B사업권을 주는 것으로 나눠 복수 입찰에 나섰다. 이에 롯데와 신라ㆍ워커힐 등 주요 면세점 업체들이 A사업권과 B사업권 양쪽 모두를 신청한 가운데 특히 '알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A사업권에 대한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9년 말 AK면세점 인수를 둘러싸고 벌인 한판 승부에서는 롯데호텔이, 지난해 말 인천공항 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서는 호텔신라가 승리했다. 하지만 지난해 김포공항 면세점 매출이 약 8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호텔신라가 이번 입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고 해도 면세점 시장구도는 롯데의 우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2조1,000억원의 매출로 55.7%(AK면세점 포함)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매출과 점유율이 1조2,147억원, 29.0% 수준인 신라면세점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