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경영연구소가 26일 발표한 'KB SOHO(소호) 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4ㆍ4분기 지수는 234.6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6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인 10.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서비스 업종 전반의 경기 상황이 악화됐음을 보여준다. 소호지수는 연구소가 156개 서비스 업종의 KB카드 가맹점 매출과 신용카드 결제비율, KB카드 시장점유율,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을 반영해 지수화했다.
우선 가전ㆍ가구 등 고가 내구재 소비가 크게 하락(-5.2%)했다. 경기 불황기에 꼭 사지 않아도 되는 의류ㆍ신발 등의 매출도 지난해보다 6.0%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화장품ㆍ의료ㆍ미용기기 등 미용 관련 소비는 20% 이상 증가했다. 노령 인구를 포함한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반려동물(29%)과 동물병원(18%) 등 애완동물 산업 소비도 증가했다.
생활패턴 변화에 따라 음식ㆍ숙박업도 경기를 타지 않는 업종으로 자리잡았다. 음식ㆍ숙박업의 SOHO 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하면서 2008년 3ㆍ4분기 이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연구소 측은 "은퇴 세대의 외식업 창업이 확대돼 관련 업종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음식점 매출도 비교적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외식 문화가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 비탄력적 소비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3월부터 보육 및 교육비 지원정책을 시행하면서 유아전문 교육기관과 놀이시설의 매출도 60% 이상 급증했다. 출산 증가로 산후조리원(21%) 매출도 회복세를 보였다.
김홍태 KB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합리적인 소비 패턴이 확산되고 건강과 미용을 위한 소비가 증가했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이러한 소비행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