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SINCE 1960'이라고 새겨진 명함을 별 생각 없이 내밀었다. 아차 싶었다. 서울경제신문의 역사를 전하며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그의 말이 앞섰다. "50년 역사의 경제신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은 물론 기자인 당신에게도 기쁜 일입니다." 지난 7일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서울포럼에서 윌리엄 홀스틴 전 비지니스위크 에디터의 말이다.
서울경제신문 50년 역사의 완성은 기쁨 이상의 의미와 책임을 가진다. 뼈아픈 시련을 이겨내며 지나온 50년의 역사는 기자에게 결코 가볍게 펜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납이 녹아서 활자가 되려면 600도의 열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활자화되는 기사는 영하 600도의 냉정을 가자고 써야 합니다." 창업주인 백상 장기영 회장은 열정과 냉정의 양극을 쥐고 나가는 것이 신문이라고 말했다.
뜨거운 냉정으로 세상을 본다. 매의 발톱은 감췄지만 세상을 보는 서울경제신문 기자의 눈은 600도 이상의 열정과 얼음장 같은 이성으로 세상을 본다.
서울경제신문이 새로 쓰는 100년의 첫 페이지는 희망이다. 한국경제 100년의 희망을 찾는 '기자의 눈'은 우리 경제와 사회에 대한 비판과 칭찬을 담는다. 때로는 연필을 날카롭게 깎아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때로는 남들보다 더 큰 목소리로 칭찬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온몸으로 세상에 부딪혀 내놓는 서울경제신문의 기사 하나하나는 독자들에게 살아있는 정보, 정직한 정보가 될 것이다.
1960년 8월1일 서울경제신문 창간호의 2면은 파격이었다. 지금도 섣불리 하지 못하는 만화로 1면을 채웠다. 몇 백자의 글보다 한 컷의 만화와 한 줄의 글의 목소리가 더 컸다.
2010년 8월1일 서울경제신문 기자들은 50년 전 무더위 속에 파격적인 창간호를 내며 한국경제 개발의 서막을 알렸던 선배기자들의 날카로운 목소리를 이어간다.
원고지에서 노트북으로, 공중전화를 찾아 헤매던 시절에서 스마트폰으로 취재환경은 변했지만 50년의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사건발생 시간이 마감시간'이라는 사실이다. 오늘도 서울경제신문 기자들의 발은 현장으로, 눈은 보다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날카로운 분석의 기사로 독자들을 찾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