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최중경 지경장관 후보 "지경부, 재정부같이 위상 키워라"

국장급 비서실장 주문<br>해외업무 1급 신설 지시도


청문회 준비에 여념이 없는 최중경(사진)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한편으로는 특유의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모습으로 지경부 조직을 장악해나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지경부에 따르면 최 후보자는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청와대 인근 사무실에서 지경부 각 실, 기술표준원, 우정사업본부, 특허청, 중소기업청 등 내부 업무보고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청문회 준비 절차에 돌입했다.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자리는 지난주 사표가 수리됐다. 업무보고를 받으며 최 후보자가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지경부의 위상 강화. 그는 지경부가 기획재정부에 비해 조직 규모와 인원이 작지 않음에도 부처 간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현재 과장급인 비서실장을 재정부와 같이 국장급이 맡을 것을 주문했고 장관을 보좌해 해외 업무를 담당하는 1급 보직을 신설(대외업무협력관)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자원ㆍ에너지 등 다른 국가와의 산업협력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제외하고 모두 지경부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 측면에서는 '수출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는 수시로 "자원이 빈약한 한국경제는 해외에 물건을 많이 파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할 정도로 수출 중심의 성장주의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지경부 장관에 내정된 직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성공에 따른 국격 제고 효과를 극대화해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성장동력 육성과 관련해서는 '로봇'분야에 매우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경제수석을 맡으면서도 여러 차례 담당 실무자를 불러 로봇 산업과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기도 했다. 물론 관건은 오는 18일로 예정된 청문회다. 체납, 탈세, 종합부동산세 혜택 등에 이어 부인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투기 의혹까지 제기되자 지경부 내부적으로도 다소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자칫 화살이 지경부로 날아와 또다시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한편 최 후보자는 과거 외환시장에 대한 과감한 개입과 적극적인 고환율 정책으로 '최틀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집과 추진력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들으며 슈퍼 강경론자로 꼽힌다. 1978년 행시 22회로 공직생활에 입문했고 과거 재정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원ㆍ달러 환율 1,140원을 지키기 위해 어김없이 시장에 개입, 외환시장에서 환율 1,140원을 '최중경 라인'으로 부르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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